돌나물 멍게 비빔밥
5살이 멍게를 먹어?
어렸을 때부터 외할머니 지 여사님 손에서 자랐다. 그래서 지 여사님이 은퇴를 하시기 전부터 줄곧 함께 있었던 터라 계모임이라든지 회식 자리에 자주 쫓아다니고는 했다. 외가에서 처음 태어난 아이라 그런지 가족들에게 사랑을 듬뿍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30대인 지금보다 어릴 때 가리지 않는 음식들이 더 많았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해산물이다.
지 여사님의 계모임을 따라가면 항상 술 파티라 맛있는 집들을 잘 따라다녔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들 중 한 가지가 "어린애가 무슨 못 먹는 게 없네."라는 말들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개불이면 개불, 멍게면 멍게, 선지면 선지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을 그 누구보다 기똥차게 잘 먹었기 때문이다.
세 살 입 맛 여든까지 간다
엄마나 이모들은 지 여사님에게 왜 어린애한테 그런 걸 먹이면 어떻게 하냐고 이야기했던 기억이 있지만 오히려 살아오면서 느낀 점은 부장님들이 좋아하는 아저씨 입 맛도 지 여사님에게 배웠기에 사회생활에도 아주 좋은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파스타도 파스타이지만 무엇보다 어렸을 때 졸졸 할머니 뒤 꽁무니를 쫓아다니면서 먹고 배운 입 맛으로 인해 근사한 멍게 비빔밥 한 그릇을 만들 수 있는 요리의 기쁨도 즐길 수 있다 :)
돌나물 멍게 비빔밥 재료
멍게 1봉
돌나물 한 주먹
어린잎 채소 한 주먹
밥 한 공기
고추장 1 큰술
매실청 1 큰술
식초 1 큰술
다진 마늘 1 큰술
참기름
깨
1.
멍게는 채에 담아 놓고 물기를 빼내 준다.
2.
멍게의 물기를 빼는 동안 양념장을 만들어 준다.
고추장, 매실청, 다진 마늘, 식초 각 1 큰술씩 넣어 잘 섞어 준다.
3.
물기가 빠진 멍게는 먹기 좋은 사이즈로 썰어 준다.
4.
미리 만들어 둔 양념장에 멍게를 잘 버무려 준다.
5.
따뜻한 밥 한 공기를 그릇에 먼저 담아 준다.
6.
새싹 채소와 돌나물을 밥 가장자리에 빙빙 돌려놓아 준다.
7.
양념에 버무려진 멍게를 밥 가운데에 놓아주고 참기름과 깨를 뿌려 마무리해준다.
돌나물 멍게 비빔밥
따뜻한 4월, 지금이 제철인 돌나물의 향긋함과 바다내음을 가득 머금은 멍게의 만남은 입 맛이 원래 좋은 나를 더욱 좋게 만들어주었다. 나중에 외할머니 지 여사님도 꼭 만들어 드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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