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널려 있던 중얼거림을 끌어다 성기게 꿰어본다.
작은 덩어리를 굴려 뼈대만 툭툭 세워둔다.
이내 돌아가 못나지 않게 닦고 자리를 잡아준다.
사진은 차곡차곡 정리되었고 이제 굳이 펼쳐지지 않아도 된다.
밑줄까지 친 지난 페이지를 제대로 넘기고 주섬주섬 다음 페이지를 마주한다.
남겨진 페이지들은 납작하다.
재미없는 책이 되고 싶진 않다.
나는 지금 이전의 페이지보다 더 꾹꾹 눌러쓰는 중이다.
누가 뭐래도 나만이라도 재밌는 책이 돼야지.
선물 받은 지난 시간이 숨 쉬며 나에게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