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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람 Nov 07. 2024

생각의 자유

프롤로그


 2024년 이른 봄. 연재를 시작했던 ‘목요일에 전하는 나무 인문학’이 늦가을로 접어들어 마무리되었다. 다음 글은 원래 기획한 대로 겨울 휴면기를 지난 후 식물과 인간의 두 번째 이야기로 이어갈 예정이다. 꽃 피는 2025년 봄에 연재될 ‘목요일에 전하는 00 인문학’을 기대하며 그때까지는 작가가 경험한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펼치려고 한다.      


 올봄 늦게 결혼한 후배가 쌍둥이를 출산했다. 겹경사를 맞은 그의 SNS 프로필 달력 창에는 태어난 두 아이의 출생일 + 경과일수가 카운팅되고 있다. 벚꽃 필 때 축복받으며 태어난 아이들은 현란한 단풍의 계절이 되면서 200일을 갓 넘겼다. 아이의 행복을 기원하다가 문득 내가 태어난지 며칠이 지났나 궁금해졌다. 한 번도 따져 본 적이 없었는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20,000일이 훌쩍 넘었다.

 쇠털같이 많은 날이다. 숱한 세월만큼이나 숱한 사연이 있었다. 기억에서 사라진 것이 많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남은 조각들이 있다. 그중에는 삶의 온도를 뜨겁게 만들었던 아름다운 추억도 있고, 후회스러워 쓴웃음을 짓거나 부끄러워 여린 미소가 저절로 생기는 사건도 있다. 혼자만의 사색에 빠져 세상을 통찰하는 순간이 많았지만, 모든 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소중한 자산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글로 담아보려 한다. 너무 무겁지 않은 이야기를 선택했고 글의 제목은 ‘그러거나 말거나’로 정했다. 이 말은 ‘어떻게 되든 말든’이라는 의미로 ‘내 길을 간다.’라는 뜻이다. 그러나 내가 전하려는 ‘그러거나 말거나’는 유전자와 경험을 토대로 한 생각의 자유이다.

 2025년을 맞이하면서 독자와 함께 생각의 자유를 겨우내 공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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