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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wr Dec 21. 2020

코르셋을 전유專有하여 변혁하는 여자들

넷플릭스 영화 〈에놀라 홈즈〉(2020)

  두 오빠 마이크로프트 홈즈와 셜록 홈즈가 장성하여 집을 떠난 후, 에놀라 홈즈는 어머니에게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한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갑자기 사라진다. 두 오빠에게 연락해보지만, 큰 오빠 마이크로프트는 에놀라를 정숙한 숙녀로 만드는 일에만 관심이 있고, 유명한 탐정인 작은 오빠 셜록도 에놀라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에놀라는 두 오빠 몰래 가출하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인 튜크스베리를 만나 런던으로 향한다. 그리고 끝내 자신의 자유와 모든 영국 여성의 자유를 쟁취해낸다.


  영화에서 잘 보여주듯이 코르셋은 여성 억압의 상징이다. 하지만 동시에 에놀라의 탈출을 위한 변장 도구이기도 하다. 에놀라가 코르셋의 의미를 '억압'에 고정시켜놨다면, 그의 모험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성별이 그렇듯, '원래부터 그러한 것', '본질적인 것'은 없다. 무엇이든 끊임없이 그 의미를 전유하고 비트는 과정에서, 저항은 시작되고 진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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