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곳, 즉 고향은 서울성북구 돈암동이다. 하지만 유년 시절1970년에돈암동에서 이촌동으로 이사를왔고 이후2022년 현재까지해외 주재 기간 포함해서 이촌동에서만 이미50년 이상을살고 있다. 결국 이촌동에서 보낸시간이 지금까지내 인생 시간의 거의 전부였으며따라서이촌동은내게는실질적으로 고향이나 다름없는곳이되었다.
그렇게 고향 같은 이촌동 일대는 1960년대 초까지만 해도 거주민이 거의 없는한강변 모레벌판이었다 한다.그러다60년대 중반 정부 주도하에 아파트 설립이 공식 추진되기 시작하면서1967년 공무원연금을 재원으로 하는 '공무원아파트'가 처음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1970년에 한강맨션과 외인아파트, 1971년에는민영아파트까지 들어서게 되었고그런 과정을 거쳐서 이촌동은 과거 모레 벌판에서 어느덧한강변의 대규모아파트 단지로새롭게 등장하게 되었던 것이다.
사진)공무원 아파트를 배경으로 찍은 1970년사진,우리 가족은24동 1층에 거주했었는데이 사진은 24동과 그 앞 23동 사이 잔디밭에 서 있는 나와 동네 친구를 찍은것이다.사진에 보이는아파트는 23동 뒷면으로 당시 내 친구는이 23동에 살았다.
공무원 아파트에 약 1년 미만으로 짧게 살다가 한강 맨션이 완공되면서 한강 맨션으로 이사를 갔다. 당시 우리가 살던 한강 맨션 아파트는 32평형이었는데 1969년도 한강 맨션 분양 광고에 의하면 32평 분양가가 395만 원이었다. 최근 가격 수십억 원과 비교하면 약 50여 년 간 1000배 정도나 가격이 오른 것으로 엄청난 차이가 나는데 1970년대 가장 인기 있던 삼립 크림빵이 당시 10원이었고 최근 가격이 약 1,400원 수준으로 대략 140배 정도만 올랐던 것과 비교해 봐도 서울의 부동산 가격은 지난 50여 년간 정말 많이 오른 것 같다.
사진) 70년대 한강 맨션베란다에서 아버님및 동생과 함께찍은 사진. 한강 맨션 완공 초창기라서 단지 내 나무가전혀보이지 않지만 지금은이 아파트단지 여기저기에매우 큰 나무들이수두룩하다. 반백 년이라는 기나긴 세월의 변화를느낄수밖에없는사진인 셈인데 그 긴 세월 사이 이 사진 속 아버님은 76세로 돌아가셨고 동생도46세 아직은 한참 더 살아야 할 나이에 좀 일찍 이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한강맨션을 제외하고 공무원과 민영 아파트 일대는 1990년대 들어 모두 재건축이 추진되었고, 결국1994년 경 이 아파트들은 설립된 지 채 30년이 안되어 철거되었다. 그리고그 자리에는한가람, 이촌, 강촌, 대우 등새이름을 가진아파트들이 이촌동의2세대 아파트로대신들어서게 되었는데, 이 아파트들 또한 2022년 현재 완공된 지 20여 년 만에 또다시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으니이제 조만간에 이촌동의 3세대 아파트들을보게 될 셈이다.
사진) 철거되기 전 1991년 찍은 1세대 공무원 아파트 모습공무원 아파트는 대부분 직사각형 형태였는데 유독 이촌동 초입에는 이렇게 꺾어진 모습의 아파트가 2동 정도 있었다. 사진 속 이 아파트는 현재는 우성 아파트 단지가 있는 곳에 있던아파트인데 기억이 맞다면 공무원 아파트 3동이었다.
사진)점보 아파트와 그 아파트 맞은편의5층짜리 공무원 아파트를 찍은 1993년 사진. 사진 속 이 공무원 아파트도94년경 철거됐지만, 사진 뒤쪽 점보 아파트는 2022년2월 현재도 그대로 남아 있다.
점보 아파트는 1974년에야완공되어서 공무원 아파트보다거의7년 뒤에탄생했지만, 2022년 기준으로 아직까지도 남아있으니 공무원 아파트보다는28년이나 오래 생존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이 점보 아파트는 70년대 정부에서 한때 아파트 이름 한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전보' 아파트로 개명되기도 했었다. 그 시절 이촌동에는 아파트 영문 이름이 돌연 한글 이름으로 바뀌어 점보 아파트뿐 어니라 다른 아파트 이름도 혼란스러운 경우가 꽤 많았다.
사진) 점보 아파트를앞의 사진을 찍은 곳과 같은 장소에서 최근에 다시 찍은 사진. 사진 우측의 5층짜리 낮은 공무원 아파트는 이미 사라지고 고층인 강촌 아파트가 대신 들어서 있다.점보 아파트의 외벽 정면에는 리모델링이 추진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오래된 점보 아파트도 수년 이내 다른 이촌동 아파트처럼 새로운 아파트로 변신하게 될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