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중반 이촌동 1세대 아파트인 공무원아파트와 민영아파트가 철거될당시에 나도 한때 거주했었고 또 초등학교친구들도여러 명이 거주했던 그정든아파트들이 모두다무참하게허물어지는현장을인근 청탑 아파트라는 또 다른이촌동아파트에거주하면서매일볼 수 있었다.
그때 그렇게 허물어지고 사라져 가는 70년대과거 기억과 추억의 현장이 너무도아쉬워서아파트가철거되는장면을 사진으로 몇 장 찍어 두었는데아래 사진이 그 사진들이다.
사진) 재건축을 위해 허물어버린 공무원 아파트 모습. 사진 왼쪽에 신용산 초등학교 건물이 보이는 것으로 봐서 현재 이촌 아파트 102동 근처모습으로 보인다.
사진) 허물어진 아파트 뒤로 삼익아파트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 현재 강촌 아파트 101동 자리에 있던 아파트다.
사진) 우측에 점보아파트가 보이는 것으로 봐서 역시 현재 강촌 아파트 101동이나 102동 근처 모습이다.
사진) 이 공무원 아파트에 살았던 친구집에서수시로밥을얻어먹기도했는데그70년대기억의 공간이모두 완전히 허물어져버렸다.
이 아파트에 살던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저녁 시간이 되면 친구 어머님께서 항상 맛있는 식사를 만들어 주시곤 하셨다 물론그시절의맛있는 식사라고 해봤자 반찬이라곤 김치에 찌개가하나 그리고 운이 좋으면 달걀프라이 정도로조촐한 것이었다그렇지만친구 어머님께서 만들어 주시던그 모든 반찬들은모두맛이 있었고 특히 거의 매번제공되었던 그 집의 청국장찌개는 그 맛이정말 기가 막힐 정도로 좋았다.
우리 어머님이 들으시면 좀섭섭해하시겠지만 오죽하면 왜 우리 어머님께서 해 주시는 찌개는 그런 맛이안 나나 하는 원망까지도 했었을 정도였다.지금까지도 그 친구 집 좁고 컴컴한 방구석에 앉아 낡고 작은 CRT TV를 보면서 밥상에 음식들을 올려놓고 친구와 친구 어머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함께 먹던 그 청국장이 내가 지금까지평생 먹었던 청국장중 가장 맛있는청국장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 친구 어머님은 몸이 좀 안 좋으셔서 가보면 거의 언제나 이마를 수건으로 싸매고 계셨는데 친아들처럼 대해주시던 이제는 돌아가신 그 친구 어머님이 참 그립고또 이젠 다시맛볼 수 없는 친구어머님의 그 청국장역시 너무도 그립다.
아울러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이미 폐허가 된 저 아파트가 멀쩡하던 과거 그 시절에 저 아파트안에 있던 친구 집에서 친구와함께나누었던이제는돌아갈 수가 없는 70년대그시간들 역시참 그립기만 하다....
사진) 공무원, 민영 아파트를 배경으로 초등학교 친구들을 찍은 70년대 사진. 어찌 된 영문인지 정작 이 사진에나는없다.
이 사진을 찍은 장소는 현재 이촌동 신한 은행 건물이 있는장소로 기억한다. 그 장소가 70년대에는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텅 빈 공터였던 것이다. 공터라고는 전혀 없는 현재의 이촌동과는 전혀 다른과거의모습이다.
사진 속에 있는 친구들 중에 옷을 똑같이 입은 우측 두 명은 형제인데 형이 신용산 초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오래지 않아 미국으로 가족 모두가 이민을 갔다. 되돌아보면 70년대 그 시절 이촌동 친구들 중에는 꽤 많은 수가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던 것 같다. 같은 한국 땅에 있는 동창도 좀처럼 만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니 미국으로 떠난 그 친구들은 이제 더 만나기 어려운 그저 그립기만 한 친구들이다....
사진) 약 50여 년이 지난 2022년 현재 위 사진과 동일한 장소를 다시 찍은 모습.
사진) 공무원 아파트를 허문 이후 그 자리에 새로 들어선 아파트인 강촌 아파트와 한가람 아파트 머릿돌. 각각 97년, 98년에 사용 검사를 완료했다고 기록되어 있으니 공무원 아파트는 그 이전에 이미 헐렸다는 얘기다. 눈에는 잘 띄지 않지만 강촌 아파트 103동 횡단보도 바로 앞, 그리고 이촌 주민센터 앞에 이 머릿돌들이 위치해 있다.
하지만 5층짜리 낮은 아파트들을 대신해 그 자리에 그렇게 새로이 들어섰던 위풍당당한 강촌, 이촌, 한가람 아파트 등 고층 아파트도 완공된 지 20여 년만인 2022년 현재 모두리모델링이검토되고 있다. 따라서결국머지않아서 이러한아파트들도과거자신들이 화려하게 대체했던 그 공무원과민영처럼 허물어지고 사라져 갈 운명인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바뀌어 가는 것 같고, 이촌동도 마찬가지로 역시 그렇게 끊임없이 바뀌어 가고 있는 셈인데그 시간들 사이에 이촌동이란 공간에 한동안 살았던 사람들은 하나둘 이촌동을 또는'이 세상'을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