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개 너머
슬며시 찾아오려니 하며
어두운 방에 누워
머리맡을 휘저으니
익숙한 물건이 손에 잡혀
귀에 꽂고 스마트폰에
음악을 켠다.
광화문 연가
피곤으로 눈이 감 길만호 한대
음악 속에 신경의 파장은
더 잘게 쪼개지며 그만
말똥거리는 두 눈이
스마트폰과 마주쳤다.
그 녀를 떠난 지도 벌써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혼란의 바다는
마음에 큰 파도를 가르며
방향을 잃은 채 끌려가는
돛없는 작은 배
오늘을 산다는 것은
최선을 다하는 나를 찾는 지름길
헛된 오늘이 아니길
조심조심 다짐의 밤이기에
이 밤이 더 피곤타.
보이는 대로 보고
그리움에 지쳐가지 않기로
한숨으로 날 버리며
체념이 이마 위로 찾아올 때쯤
휘어진 속눈썹 위로 쌓이는
피곤의 무게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