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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by 이문웅

외로움에 찾은 산
흐느낌으로

나무를 부둥켜안고
길 잃은 아이처럼 울다
눈물 앞에 지나는

숲의 바람이
내 눈물을 닦는다

힘없는 마음을

다잡으려
묻고 또 물어도 바람은

산을 지나며
거기 있으라 거기 있으라
어쩔 수 없는 마음에

고개만 떨군다

가파른 길을

단숨에 올라
아무도 없는 골짜기에 앉아
멍하니 나무를 보고

또 운다

사랑은

점점 멀어져 가고
마음은 기차를 놓친

여행객처럼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곤
이미 가버린 사람을
바보처럼
바보처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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