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출근길 날씨탓하기(창문열기도 싫음 갑자기 추워짐)
산책할 때 나는 딴짓을 하며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그로 인해 딴청을 부리기고 한다. 가야 할 길에 멈춰 풀잎을 잡고 말을 건넨다. "너는 오늘도 여기를 지키네", " 나는 너를 지나가고 있는데" 이런 쓸데없는 대화가 어디 있을까? 그러면 호흡이 완만해지고 내가 가지고 있던 헝클어진 생각들이 의미 없을 깨닫기도 한다. 요즘 풀잎은 갈색이다. 진한, 연한, 마른, 더 마른 잎으로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너 뿌리는 괜찮은 거지?" 혹여 지나가는 사람에게 들킬까? 딴청을 부린다. "아 색깔 이쁘다." 그러면 더 마른 풀잎은 몸을 흔들어 댄다.
지금 나뭇가지에서도 존경심이 인다. 나뭇잎을 다 떨궈내고 저렇게 의연하게 지킬까? 나뭇가지도 동면을 한다. 뿌리에서도 죽지 않을 만큼 수분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 내주고 겨울을 보낸다. 땅속 봄은 이르다. 뿌리가 깨어나고 물을 찾아내고, 그러려면 잘 자야 한다. 나무는 어제보다도 더 짙은 회색이 되었다. 그러다 바람이 불면 같이 흔들려준다. 이리저리 겨울바람 응석을 기꺼이 맞이한다. 나는 춥다고 창문을 열지 못하고 나뭇가지만 바라봤다. 아직 새가 날아오기는 이르지만 햇살이 나뭇가지를 지나갈 때면 자리를 내어줄 터라 겨울나무의 마음도 넉넉하다. 나의 마음공부로 바라본다면 비워놓는 모습이다. 욕심으로 담아놓는 게 아니라 비워서 겨울을 보낼 수 있구나 깨닫는 시간이다.
오늘 나에게는 그런 힘이 필요하다. 어차피 출근은 무의식으로 몸이 해낼 테니, 나는 내 마음속 욕심과 허세를 버려야겠다. 그래야 찬바람 속 월요일 하루를 무심히 보낼 듯하다. 무심해야 여유도 생기고 누군가에는 미소도 지을 수 있겠지. 50넘은 아줌마가 욕심부리고 , 아침부터 목청 키우면 혼자만 잘날 줄 아는 꼰대가 될듯하다. 겨울나무는 그 자리다. 조용하다. 무겁지 않다. 바람이 불면 괜찮다고 손짓한다. 오늘 이런 날씨는 겨울나무에게 겨울날씨일 뿐이다. 나도 겨울나무를 닮고 싶다. 오늘의 미션은 조용히 웃기 열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