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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늬 토끼 Oct 01. 2024

중독-어떤 음료의 가르침

기억조차 나지 않은 언제인가

담배가 빠졌던 물을

잘 못 마셨을 때 나던

바로 그 냄새였다

그 역겹던 향과

보리차인 척하던

갈색의 액체를 밀어내었다



혹은 그것만 마신다면

어른 되는 줄 기대하며

홀짝 마셨다가는

튀어나올 듯 방망이질 해대며

심장의 존재를 일깨우게 하던

못된 녀석이었다

성문인지 리딩튜터인지

염소들의 신난 몸짓으로부터 알게 되었다는

지문 속 신비한 효능의 그것이다



어른들의 걱정처럼

잠 못 이루는 밤을 겪어본 후에도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가슴을 쥐어짜는

쓰림을 달래려

우유에 슬쩍 타 먹어 보기도 한다

할 일이 쌓여 있을 때는

운전할 때는

식사 후에는

운동할 때는

여유롭게 쉴 때는

살을 뺄 때는

온갖 핑계들은 늘 이기기만 한다

효과만큼의 걱정을

몸으로 확인하고서도

나는 다시

그것과의 싸움에서 지고야 만다



보양식을 비타민을

챙겨주지도 먹지도 못하는 주제에

보다 더 충실히 찾아 먹을 수 있으랴

밥값만큼 비싸졌다 투덜대

지갑사정 통장사정에 한숨을 지으면서도

 


일을 하는 힘은 나 자신이 아니라

마치 그것의 공인 양 경배할지니

내 의지와 상관없이 나를

지배하는 그 이름

절대 악 커피를

끊을 수 있을까

나는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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