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은 힘이 세다-원수의 가르침
-어떤 당선 소감-
휘청
나에게서
빛을 앗아가고
액체를 마르게 하였다
창을 휘두른 그 놈이
가시를 가진 그 자가
커다랗게 커다랗게
자라난 나에게 압도되어
놀라 나자빠지기를
기도하기에 이르렀다
절대 혼자 까무룩 엎어져서는 안된다
반드시
나로 인해 뒷걸음치다
돌부리에라도 걸려서 넘어져야만 한다고
그리하여
나의 몸뚱이를
키우기로 작정했다
모든 빛나는 곳을 향해
끊임없이 양분을 섭취하여
물관과 체관을 곤두세워가며
하루도 잊지 않고 미워하기로 했다
그의 가시가
나의 심장을 찔렀기에 오늘이 있었노라
언젠가 나도 그에게
방패로는 결코 못 막아내는 당혹감으로 돌려주려고
나는 살고 있노라
미움의 힘이 너무나 커다래서
나는 나를 키워가게 되었다
결코 고마운 건 아니다
다만 앞으로도 쉼없이
떠올리며 살겠노라
그 세 치 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