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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닿는 자리에 # 3

비 오는 날에

by Unikim
비 오는 날에

비 오는 날에


유니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이다

비 소식에 서둘러 산책을 나간다

비가 오기 전 목표치를 완성해야 한다

우리는 30분과 30분

가고 옮을 정해 본다

걷고 걷듯이 뛰고 심호흡을 한다


우리는 탄천 산책길을 오고 간다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걷고 달리며

또 이 길에서 유산소 운동을 한다

살기 위한 몸부림이랄까

그들은 그렇게 그들만의 길애서

매일매일 자신의 건강을 지킨다


꽃과 풀들이 가득했던 녹지가

오늘은 마치 잔디밭처럼

말끔히 정리되어져 있다

그래서일까 새들의 잔치가 열렸다

여기도 저기도 새들이 가득

너무나 귀엽고 바쁜 새들이다


우리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그들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꼼지락 꼼지락

새들에 입에 무언가 물려 있다

우거진 풀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많은 웜들과 열매들이 있는 게로 군


산책 중 우리는 많은 친구들을 만난다

처음에는 까치들의 무리가 보인다

그다음으로는 까마귀의 무리가 보이고

그리고 그다음엔 비둘기네 가족들이 보인다

어쿠 탄천에는 백로들이 모여 있다

오리들도 한 자리를 차지한다


어머 저 작은 새들은 누구

작고 귀여운 새들이 낮게 비행 중이다

사마귀로 메뚜기도 잠자리도 바쁘다

물속에서 뻐끔거리는 저 아이는

어쿠 큰 붕어들이다

그 주변으로는 아주 작은 물고기들도 있다


가만 바위 위에서 쉬고 있는 저 아이는

아하 거북이다

거북이 가을볕을 즐기고 있다

나비들이 사뿐사뿐

천변에 핀 꽃들에 날아들고

벌들도 이네들과 호흡을 맞춘다


아쿠 하늘이 슬슬 문을 닫는다

화려하고 아름답던 구름이의 문을 닫고

하늘 색깔이 그레이 톤으로 새로이 열린다

하늘의 색깔이 모두 똑같아진다

우리는 흔히 이런 하늘을

하늘이 흐리다 하고 표현을 한다


한 방울 두 방울

흐린 하늘에서 비가 내린

하늘의 색을 보니

이번비는 크게 길게 내릴 듯하다

미리 준비해 둔 우산을 받쳐 든다

바람도 없는 날에 사뿐히 가을비가 내린다


톡톡 빗방울이 천 위에 노크를 한다

투두두둑 빗방울이 바쁘게 천을 두드린다

두루루루룩 이젠 그냥 마구 쏟아진다

시원하게 비와 천의 물이 하나가 된다

우린 탄천의 수위를 확인한다

하지만 수위는 그대로다


해님의 힘이 세어져서

요즘 물의 증발량이 상당하다

그래서 하늘은 무거운 수분을 감당 못하고

그들을 땅으로 자주 내려 보낸다

대자연의 순환이랄까

자연은 날씨의 변화로 순환을 한다


순환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순환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열심히

탄천에서 걷고 뛰고 호흡한다

혈액도 림프도 산소도

멈춰있지 않게 열심히 돌아야 하니까


건강한 삶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뼈에 사무치게 느껴지는 매일

우리는 그 건강을 찾으려

자연과 발맞추어 본다 그리고

대 자연과 그 안에 살아 있는 모든 이들이

오늘도 행복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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