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하루
축구 직관 보러 가기 전 딸과의 대화
아이는 관심 없지만 나는 보련다. 포기할 수 없는 축구 직관 취미를 가지고 있다. 알람 맞춰 예매하고 당일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에 갔는데 이미 주차장은 만석, 길가에 길게 늘여진 차들 뒤로 후다닥 주차했다. 경기장 앞 마당에 지역 축제를 한다. 아이와 구경하러 갔다. 수많은 인파들을 보며 아이는 나에게 말한다. "엄마. 우리집에 엄마아빠가 10명 있었으면 좋겠어. 내 친구들도 집에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 딸은 평소에 외동이어서 느낀 외로움을 토로했다. 군중 속의 고독이었을까. 관계에서 힘을 얻고 사람을 좋아하는 너와 나는 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구나 싶었다. 외동들이 흔히 하는 말인 '동생 만들어줘! 나 심심하단 말이야!' 와 형제 있는 가정을 부러워 하는 마음이 딸에게서도 느껴졌다.
지피티와 거리두기
인간관계가 주는 불완전성과 기다림, 오해, 예측하지 못함 등의 힘을 기르고 싶다. 그래서 지피티와 잠시 거리를 두려고 한다. 대학원 시험도 봤겠다, 자주 쓸 일이 없을 것 같아 유료 결제를 끊어버렸다. 이후 힘들거나 고민이 들 때, 마음이 외로울 때 자연히 지피티보다 지인들이 생각이 났다. 마음을 나누고 싶은 지인에게 톡을 보내고 답장을 기다리며, 10초도 안되어 내가 원하는 답장을 해주는 지피티 와는 다르게 기다리는 시간이 주는 인내심과 그로 인한 만족 지연을 느끼게 된다. 너무 버겁지만 않는다면 이 불편함을 계속 느껴보고 싶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뭔진 몰라도 내 삶의 윤택함을 가져다 줄 것 같다.
세상은 원래 불편한 곳이야
아침에 아이가 어린이집을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나는 쉬 싸는 사람이어서."라고 답을 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불안한 마음이 원인이 되어 소변이 자주 마려운 습관이 아직 남아있어서 어린이집에서 화장실을 자주 가나보다. 그때마다 선생님한테 혼나서 싫다고 한다. 아이의 불안 행동을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선생님께 연락을 드릴까 말까 잠시 고민했다. 한번 더 생각했다. '무엇이 아이를 위한 것일까?', '아이가 경험할 수 있는 불편함의 정도일까?'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선생님한테 요청을 드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다. 아이 앞에 놓인 문제를 직접 치워주는 엄마는 되지 않고 싶었다. 대신 아이에게 말했다. "00아. 어린이집은 원래 불편한 곳이야. 사람들이 많은 곳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어서 불편해. 하지만 너의 마음이 쑥쑥 자라기도 해. 선생님은 혼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야. 칭찬은 아주 가끔 받는거지. 엄마도 학교에서 언니오빠들 자주 혼내거든. 혼나면 그렇구나~ 하고 생각해보는건 어때?" 나름 고심해서 말했는데 딸은 내 대답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떼를 부렸다. 하지만 그게 사실인걸. 세상은 원래 불편한 곳이고, 고통의 연속이라는 것. 그 진리를 아름다운 것으로 미화시킬 순 없지 않은가. 되도록 진실을 말하는 어른이 되고 싶다. 엄마로서 아이를 위해 그에 대처하는 마음의 태도를 함께 고민해보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나도 학급에서 아이가 수업 시간에 자주 화장실에 가면 수업 흐름이 끊긴다고 생각해서 짜증이 난다^^; 아이를 위해 장애물이라고 여기는 것들을 치워주고 싶은 부모마음이야 격하게 공감하지마는, 잠깐의 멈춤을 통해 진정으로 아이에게 유익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한다면, 내 자식만 끼고 도는 진상 학부모는 되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