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힘사와 명상록

싱글맘의 하루

by 소화록

아힘사 : 비폭력

자기를 희생하거나 부풀리지 않고 타인 그리고 자신과 올바르게 관계하는 태도



배우고 깨닫는 것이 좋아서 시간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 설렁설렁, 대충, 이런 단어들과 한참이나 먼 나를 보며 깨달음을 얻고 싶은 나의 이면에 깨닫지 않아도 괜찮음을, 누군가의 쓸모가 되고 싶어하는 나의 열정에 무쓸모가 되어도 괜찮음을, 의미없는 힘듦이 싫어서 기어코 고통 속에서 배울 점을 찾으려는 나의 눈물겨움에 그저 존재해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다. 삶의 문제를 매번 풀어내느라 시험공부 하듯 치열하게 사는 나에게 비폭력의 친절함을 선물해주고 싶다.



간절기라 그런가 안구건조증이 심해졌다. 매일 렌즈를 끼고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나를 보며 문득 눈에게 미안했다. 잠잘 때, 세수할 때, 명상할 때 빼고 쉬어줄 일이 없었다.



나는 경험하지 못한 친구의 힘듦을 쉽사리 공감할 수 없어서 얼마나 힘든지, 힘들 때마다 어떻게 보내는지 물어보지 못했다. 그러다가 오늘 용기내서 물어봤는데 담담한 대답 속에 슬픔이 느껴졌다. 물어보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내 마음 역시 차마 건들 수 없어서 묻어두는 아픔이 있다면 얼마나 힘든지 물어봐주는 것만으로도 홀로 애쓰고 있을 마음이 고마워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자극을 추구하며 사는 것 같다. 내 몸에 유익한 자극은 대체로 느리고 잔잔하며 집중과 이해를 필요로 한다. 반대로 덜 유익한 자극은 빠르고 강하며 끝 느낌에 약간의 불편함이 따르기도 한다. 특히 요즘은 한 끼를 먹어도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싶은 마음이 커서 소화기관에 미안한 마음이 크다. 나의 보상심리를 몸을 상하지 않는 선에서 채워보고도 싶다. (쉽게 바뀔 것 같진 않지만...)



잠을 세시간 자고 출근을 했다. 점심먹은 것이 소화가 되지 않아서 육아시간을 일찍 쓰고 천변을 걸으며 명상을 했다. 그저 존재하는 자연을 보며 나에게도 그저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가는 길마다 따사롭게 내리쬐는 햇빛이 있어 좋았다. 무료로 이 경관과 물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감사했다. 나를 돌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타인에게 친절했던 부분을 알아차리고 싶었는데 그럴수록 나 자신에게 한 작은 친절 하나가 더 마음에 와닿았다. 타인에게는 대체로 친절하려고 노력하는데 비해 스스로에게는 그만큼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았던 것 같다.



어제부터 목이 아프고 간질거려서 따뜻한 물을 계속 마셨다. 냉수를 자주 먹어서 그런가 이 작은 행동 하나가 나에게 무척 고마웠다. 생각보다 스스로를 ‘왠만하면 견뎌!’ 느낌으로 대하면서 사는 것 같다.



스트레스를 풀고싶어서 매운음식을 자주 먹었는데 지금은 자극을 조금 낮춰서 탄산수나 스파클링 제로 음료수를 먹고 있다.



아이 하원전에 잠깐의 시간이 났는데 영상을 볼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보낼까 하다가 후자를 택했다. 쪽잠도 잤는데 결과는 평안이었다.



가장 바쁜 출근시간에는 옆 차를 내 앞으로 끼워주는 마음이 잘 안든다. 그러다가 요즘은 ‘너도 많이 바쁘구나’ 마음으로 한 대 정도는 흔쾌히 들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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