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2.11] 겨울

매력있는 계절

by 온성

내가 살고 있는 부산에도 점점 겨울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기온이 (무려) -2도에서 0도까지 내려가고 있으니.. 사실 윗지방에 비하면 부산의 겨울은 참 따뜻한 편이지만, 부산 사람들에게는 이것마저 겨울이다.


나는 사계절 중에서 겨울을 가장 좋아한다. 너무 덥고 습한 한국의 여름은 내 선택지에서 이미 없어졌고, 봄과 가을을 만끽하기엔 그 기간이 너무나도 짧다. 고로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겨울. 그렇다고 내가 다른 계절은 선택할 이유가 없으니 겨울을 좋아하는 건 아니다.


겨울은 참 낭만있고 매력적인 계절이다.

따뜻한 전기 장판 속에서 까먹는 귤, 사람들의 입김이 새어나오는 길거리, 한 입 베어 물면 마음까지도 든든해지는 붕어빵, 한 해를 마무리하는 크리스마스와 새롭게 시작되는 새해. 난 우리의 겨울이 가진 그 이미지들이 너무 좋다.


또 나에게 겨울은 새로운 시작을 뜻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재수도, 대학교 입학도, 기억에 남는 몇몇 결정들도 겨울에 이뤄진 것 같다. 생각해보니 겨울에 새로운 사람과 많이 만나기도 했다. 그래서 겨울은 내게 시작의 설레임을 알려준 계절이기도 하다.


반대로 (많은 이들에게 그렇듯) 겨울은 하나의 에피소드를 마무리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하다.

한 해가 끝나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차가운 날씨가 이상하게 끝 혹은 마무리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듯 하다. 홀로 찬바람을 마주할 때면, 또 앙상한 나무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괜시리 저려오기도 한다.


글을 쓰며 겨울의 이미지를 다시 한 번 그려본다.

춥고, 따뜻하고, 새롭고, 또 마무리되는. 나에게 그런 계절이다 겨울은.

많은 것들이 공존하는 그런 계절. 시간은 또 빠르게 흘러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 것이니, 난 이 계절의 한 가운데에서 흘러가는 겨울을 즐길 궁리를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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