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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렐레 Apr 02. 2024

혼자 여행이 좋은 이유

40대 여자4람, 혼자4는 이야기

혼자 떠나는 여행. 

뭔가 고독하면서도 설레고 멋지지 않은가?

난 혼자 당일치기로 바람 쐬고 오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날씨가 좋으면 갑자기 병이라도 도진 듯 어딘가로 떠나고만 싶다.


하루는 출근해서 맥심 한잔 마시며 창문밖 초록초록한 풍경들을 보고 있었다. 그날따라 날씨도 너무 좋고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이 답답한 공간을 탈출하고 싶다는 욕망을 억누를 수가 없어 팀장님에게 이렇게 말했다.


"팀장님 저 12시에 조퇴할게요." 

"갑자기 무슨 일 있어?"

"날씨가 너무 좋아서요."

"자유로운 영혼이네."


그리고 바로 지도앱을 켜고 쏘카를 빌려 보은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갑작스러운 여행이 하루, 한주를 버티게 하는 힘을 준다. 물론 여럿이 하는 여행이 더 즐겁지만 번거롭고 에너지 충전이 아닌 또 다른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래서 오늘은 혼자 하는 여행의 좋은 점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한다. 




1. 장소선정이 빠르다

여럿이 가면 일단 목적지를 정하는 것이 일이다. 뭔가 여행이라고 하면 좀 그럴듯한 곳, 예를 들어 제주도, 부산, 전주, 경주, 여수, 통영 등에 가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고 그러다 보면 누군가는 다녀왔고. 신선하면서도 뭔가 좀 더 볼거리가 있는 곳을 찾다 보면 장소선정하다가 그냥 여행이 무산되어 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그냥 옆동네라도 상관없다. 그냥 지금 매일 보는 풍경이 아니라면 OK! 마땅히 볼거리가 없으면 카페에 앉아 책을 보거나 낯선 곳을 마냥 걷기만 해도 좋고 그래도 정 할 게 없으면 돌아오면 그만이다. 




2. 비용이 적게 든다

나 같은 경우는 여행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보통 산책 코스 중간에 점심은 도시락으로 먹고 저녁은 맛집을 검색해서 간다. 괜히 맛집에 혼자 들어가서 4명 자리 차지하고 눈치 받는 것보단 경치 좋은 곳에 자리 잡고 앉아 내가 준비한 도시락을 먹는 것도 좋다. 

한 번은 옥천에 예쁜 호수사진을 보고 꽂혀서 다녀온 적이 있다. 마침 정지용 문학축제 기간이기도 해서 겸사겸사 방문했다. 트레킹 하고 유명 맛집이라길래 30분 줄을 서다가 들어갔는데 혼자냐고 물어보면서 난감해하더니 2명 커플이 앉은자리에서 책상을 10Cm 떨어뜨리고 나서 거기 앉으라는 거다. 마치 일행처럼 앉아서 그 두 분 얘기하는 게 너무 잘 들려서 속으로 대답하면서 먹었다. 그 두 명도 불편했을 텐데... 내가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체하는 줄 알았다.  


요알못인 나는 보통 전날 슈퍼에서 유부초밥 세트를 사 와서 아침에 도시락을 만든다. 분위기 있는 카페를 찾을 필요 없이 보온병과 맥심, 종이컵, 간식거리도 알뜰하게 챙겨간다. 

혼자여행은 함께 해야 해서 드는 지출을 절약할 수 있어 비용이 적게 든다. 그리고 비용 부담이 없어야 또 쉽게 떠날 수 있어서 좋다. 


무주 여행 : 점심은 태권도원에서 유부초밥, 저녁은 장터식당




3. 모든 것을 내 맘대로 결정할 수 있다

작년 6월엔 혼자 무주에 다녀왔다. 내가 검색해 본 곳은 태권도원이랑 반디랜드였는데 둘이 위치가 가깝기도 하고 시내버스가 자주 없어서 고속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가기로 했다.

고속버스 짐칸에는 무료로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 손님이 많으면 눈치가 살짝 보이긴 하지만 다행히 다른 짐이 없어서 힘들게 겨우 구겨 넣었다.(짐칸에 칸이 나눠져 있으며 더 힘들다) 청주에서 무주에 가려면 대전에서 한번 더 갈아타야 해서 두 번 넣었다 뺐다 하느라 도착하기 전에 이미 진이 다 빠진 느낌이었다. 그래도 버스에 자전거를 싣고 간다는 결심은 혼자여행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지방에서 시내버스 시간 맞춰 여행하는 건 웬만한 J에게도 힘든 일이기에 가까운 거리라면 자전거가 편리하고 좋다. 바람을 가르는 상쾌한 기분은 덤이다. 참고로 자전거로 여행하기 좋은 곳은 충주, 부여, 공주 등 관광지가 오밀조밀 모여있는 곳을 추천한다. 

자전거뿐 아니라 어디를 갈지, 얼마나 머물지, 뭘 먹을지 여행에서 하는 수많은 선택들을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없이 오롯이 내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편하고 좋다.


나와 함께 여행 중인 자전거



이런 좋은 점들이 있음에도 혼자 가면 사진 찍기도 힘들고 순간순간 느끼는 행복을 나누는 재미는 덜하다. 주위사람들이 혼자 왔다고 하면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도 좀 거슬릴 때가 있고. 이런 소소한 문제점들이 있긴 하지만 가끔은 혼자만의 여행을 계획해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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