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자4람, 혼자4는 이야기
저렴하면서도 실속 있는 다이소는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나에게 "꿈과 환상의 나라, 에버랜드" 같은 곳이다. 평소엔 생필품들을 많이 사러 가지만 오늘은 다이소에서 누릴 수 있는 저렴한 취미생활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한다.
1. 그림
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가장 부럽다. 아! 돈 많은 사람 다음으로.
고등학교땐 그림 잘 그리는 친구를 따라다니면서 그림 그려달라고 졸라댔었다.
그 당시엔 학교 앞에서 학원 홍보용으로 얇은 연습장이나 메모지 같은 것을 많이 나눠줬었는데 내가 하도 쫒아다니니까 그 친구가 한 10페이지 정도 되는 연습장에 일일이 만화캐릭터를 그려서 내 생일 선물로 준 적이 있었다. 30년이 다 되어 가지만 절대 버리지 않고 소중히 보관하고 있다.
난 그림을 1도 못 그리면서 핸드폰도 꼭 펜이 있는 노트 시리즈로만 사고 배낭여행을 갈 땐 그 무거운 가방 속에 기어이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챙겨서 가져간다. 막상 여행지에 가면 사람들이 잘 그리는 줄 알고 막 쳐다볼까 봐 부끄러워서 그리지도 못하고 저녁때 숙소에서 사진 찍어 온 거 보면서 그릴거면서.
나의 그림에 대한 열망은 내가 봐도 참 짠하다.
그래서 다이소에서 파는 유화가 좋다. 이미 스케치된 캔버스에 색칠만 하면 된다. 색의 조합따위 몰라도 이미 정해진 선을 따라 정해진색을 칠하면 멋진 그림이 완성된다.
'이 눔의 저주받은 손재주, 이렇게 쉬운데도 이거밖에 못하나...'
싶긴 하지만 내눈엔 마냥 예쁘고 뿌듯하다.
2. 퍼즐
핸드폰 말고 내가 다른 것에 집중해 있는 모습이 참 좋다.
물론 그것이 책이나 좀 더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것들이면 좋겠지만...
퍼즐은 날 잡고 한번 펼쳐놓으면 허리, 무릎이 끊어질 때까지 손을 놓을 수 없다.
난도 높은 건 배경이 많은 그림들.
예를 들어 세계지도에서 바다 부분, 러시아 땅덩이 등은 하다 짜증이 나서 다 집어던질 수가 있으니 적당한 난이도를 고르길 추천하다.
3. 뜨개질
처음에 다이소에 뜨개용 실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다이소.. 너란 녀석. 진짜 없는 게 없구나.
목도리밖에 뜰 줄 모르기도 하지만 재작년에 뜬 목도리는 꽤나 유용했다.
쁘띠목도리였는데 한겨울만 아니라면 보관도 편하고 따뜻해서 꽤 유용했다. 하지만 올 겨울엔 아무리 찾아도 안 보여서 큰 것만 하고 다녔다. 이번 겨울은 다 갔으니 또 다시 겨울이 오기 전에 다이소에서 실 사서 하나 떠야겠다.
이번주말에는 또 다른 놀잇거리를 찾아 다이소 한 바퀼 둘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