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지 않는 사람들

실수는 괜찮습니다 하지만 무책임은 괜찮지 않습니다.

by 코기토



잘못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실수도, 우연도, 순간의 판단 미스도.

그건 괜찮다.

그런데 요즘은,

“미안합니다”라는 말 자체가 사라지고 있다.



오늘 낮, 20대쯤 되어 보이는 청년이 시식을 하다

입에 닿은 음식을 매대 위 판매용 상품에 떨어뜨렸다.

물론, 그건 더 이상 팔 수 없다.


내가 그 사실을 알았다는 걸 눈치챘는지

그는 눈을 뻐끔거리다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떴다.

말을 붙이려 했지만

그는 이미 등을 돌린 상태였다.


나는 상품을 치우고, 다른 손님에게 설명하고,

정리하며 생각했다.

‘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그 음식을 대가를 치르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그저 “죄송해요” 한마디면,

나는 충분히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며칠 전엔 어떤 여성이 물건을 사고 나가며

매장 바닥에 ‘팅’ 하는 소리를 남겼다.

고개를 돌리니, 그녀 손에서 무언가가 떨어졌고,

바닥에 쓰레기 하나가 놓여 있었다.


나는 순간 당황했고, 그녀도 민망했는지

이내 “아니, 쓰레기통이 있어서…”라고 변명했다.


그런데 그 쓰레기통은 뚜껑이 닫힌 상태였다.

게다가, 그 안을 내가 치운다는 걸 그녀는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말만 했더라면, 내가 얼마든지 받아 버렸을 텐데.

왜 굳이 던지듯 두고 가야 했을까.



요즘은 이런 일이 많다.

잘못을 해도

그에 대한 설명도, 양해도, 책임도 없다.


그들은 나를 바라보지 않고,

말하지 않고,

상황만 남긴다.

그리고 떠난다.


가끔은 내가 얼마나 가벼운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마치 ‘미안함’을 받을 자격조차 없는 사람처럼.



나는 생각한다.

정말 예의를 갖춘 사람은,

무례를 피하는 사람이 아니라

실수 후에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라고.


진짜 서비스는

잘해주는 게 아니라

잘못되었을 때를 함께 넘기는 일 아닐까.



다음 글에서는,

받기만 하던 마음이

조용히 되돌아온 어느 날의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돌아오는 마음〉

서비스는,

때로 눈물 나게 고맙기도 합니다.


#서비스직일상

#사과하지않는사람들

#감정노동

#예의에대하여

#무례한순간

#서비스의경계

#현실에세이

#일하는사람의기록

#브런치에세이

#서비스직브런치



keyword
이전 06화저는 NPC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