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다니는 털들
출처: Daum
매일 커지는 '랄프'는 아기 때의 복슬강아지 느낌에서 점점 셀티 느낌의 멋진 외모로 변신하고 있다. 한편으론 랄프가 지나가는 곳마다 마룻바닥에 긴 털이 우수수 빠져서 청소를 자주, 그리고 꼼꼼하게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점점 커졌다. 두 누나들도 대학을 다니면서 오히려 더 바쁜지..... 강아지 산책은 졸지에 부모의 일과가 되었다.
그럼에도 '랄프'의 순수한 눈망울과 영리함 때문에, 털 빠짐에 대한 불평을 할 새도 없이 온 가족이 랄프의 매력에 푹 빠졌다. 누나네 가족들은 날마다 타월, 옷, 양말 등 세탁물에 붙은 랄프의 긴 털을 떼어내면서도 점점 적응하였다.
강아지를 기르면서 가족들의 정신은 건강해진 대신, 세탁물에서 '랄프' 털을 세탁 전후에 떼어내기 작업시간은 '랄프'의 성장 속도에 맞춰서 점점 더 늘어났다. 이중모인 랄프의 털은 샤워 후 말리는 일도 1시간이 넘게 걸릴 뿐만 아니라 겉의 멋지고 윤기 나는 털 아래 층에는 아주 보드랍고 짧은 하연 털들이 마치 무성한 잔디밭처럼 가득하다.
날아다니던 랄프의 털이 가족들의 눈썹에 붙었다가 눈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영문을 모른 채 눈이 가려워서 문지르다가 발견되기도 하는 한없이 가느다란 하얀 털의 날림들은 다소 성가시다. 그렇게 개털 알레르기가 생기기도 한다.
랄프의 털은 도통 제한구역이 없다. 가끔은, 랄프로 인해 잔일이 많아진 엄마의 마음이 흔들리기도 한다. '실내에서 털이 너무 많이 떨어지는 랄프를 단독주택에 사는 지인에게 보내면 어떨지...'를 몰래 상상하느라...
그러다가 여행길에서 더러 만난 적이 있는 시골 단독 주택들의 묶여있는 개들의 모습이 오버랩(overlap) 되면서, 마당에서 기다란 끈에 묶여 있을 랄프는 상상도 하기 싫어서 조금 전에 잠시 담은 생각을 털어낸다. 그런 날은 랄프의 간식으로 미안함이 담긴 좀 특별한 메뉴가 제공되기도 한다. 어쨌건 날아다니는 털은 민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