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의 수술
*박하(Mint, 12.21 탄생화, 꽃말: 덕, 미덕, 다시 한번 사랑하고 싶습니다.)
담당 의사 선생님은 초음파 검사 결과 '랄프'의 결석이 여러 개라며 징후를 오래전부터 보였을 거란다. 그러고 보니 녀석이 소변을 보러 나가서 한 번에 볼 일을 보지 않고 예전보다 시간을 지체하곤 한 지가 1년쯤 된다. 작년쯤 12박 13일 여행기간 동안 랄프 산책을 전제로 맡겼던 동물병원에서 랄프가 한강변 산책 중에 소변을 힘들게 여러 번에 걸쳐 할 때가 있다며 지켜보자고 한 적이 있다.
이후 누나네는 랄프를 데리고 동물병원을 정기적으로 내원했지만, 별다른 징후는 없었다. 랄프는 셀티 종들이 많이 앓는 귓속 염증이 치료가 잘 되지 않아서 고생하곤 했다. 정기적으로 귀를 체크하고, 자주 귀 치료를 받곤 한다. 더불어 정기적인 백신 접종과 광견병 예방 주사, 발톱 정리 및 정기적인 목욕과 미용 그리고 매달 심장사상충과 기생충 약을 복용시키는 것으로 누나네는 보호자의 의무를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진행되고 있었나 보다. ㅠㅠ
갑작스레 큰 누나네 가족들은 랄프의 핑크빛 물방울에서부터 랄프 결석 수술까지 아침에 떠오르는 햇살도 낯설 만큼 환견이 된 랄프로 인해 반은 전쟁을 치르듯 한동안 얼이 빠져 있었다.
참 예쁘고 온순하고 사랑이 많은 랄프가 별안간 환자가 되었다. 그렇게 랄프는 혈액검사를 하고 방광결석 수술을 받았다.
아, 방광결석 수술 후에도 곧 집에 돌아오지 못하고 침을 질질 흘리며 동물병원 입원실 바닥에 엎드려 있는 모습은 충격적이다.
동물병원이 차로 이동해서 15분 거리쯤이니 가까운 곳에 위치한 편이기도 하려니와, 극도로 소심해진 랄프가 안쓰러워서 누나네 아빠는 수술 후 일주일 동안 매일 랄프에게 면회를 갔다.
수의사는 랄프가 수술 후 당분간은 소변 조절을 못할 거라고 했다. 수의사는 며칠 동안 동물병원에서 랄프의 수술 결과를 살필 수 있도록 병원에 입원 상태로 머물게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후, 누나네 아빠는 거의 매일 동물병원에 들러 한 시간이 넘게 랄프를 보고 돌아온다. 그리고, 돌아와서는 '티타임(tea Time)'을 만들어 가족들에게 랄프의 상황을 보고한다.
천천히 커피를 마시며, 아빠는 누나 엄마와 큰 누나에게 목에 칼라를 낀 채로 엎드려 있던 랄프가 '아빠를 보고 반가워하는 표정', '슬프디 슬픈 눈빛'과 '가늘고 길어진 네 다리, 아빠를 보고 몸을 일으키려고 안간힘을 쓰는 '안쓰러운 정성', 여전히 입가로 질질 흘리는 '침'까지 자세히...
누나네 아빠는 동물병원에서 랄프를 면회하는 동안에도 핸드폰 메시지로 이미 엄마와 큰 누나에게 랄프를 보고 있는 누나네 아빠의 마음과 관찰 결과를 자세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랄프가 수술 후 견디어내고 있는 안쓰러운 모습을 하나도 빼지 않고 아주 오랫동안 전달하고 싶다.
일단 이 시점에 아빠는 '수다쟁이'가 되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