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국내에서 리딩독 전문교재를 처음 발간하고, 국내 리딩독 박사학위논문 저자로 모녀가 1,2호라 해도 이제 연구소를 시작하는 내 의견을 미국의 최대 리딩독 전문기관이 받아들여줄지에 대해선 자신이 없었다.
반려인구가 1200만이 넘는 한국에서 읽기 도우미견 프로그램은 학교와 도서관, 어린이병원, 그리고 양로원에 꼭 필요한 '소리 내어책 읽기 습관 들이기'를 위한 문해프로그램이자 '불안과 위축치유를 통한 자아존중감과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맹견의 경우이지만) 공공기관 동물출입금지조항을 들며 정작 국내에서 학교나 도서관은 소극적이다.
교감치유도우미견은 평소엔 반려견이지만 활동 시에만 장애도우미견과 같이 기관단체를 출입가능하게 하는 일부 조례 개정이 뉴욕맨해튼 시의회가 그랬듯 필요하다.
하여보다 체계적인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기관설립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ITA R.E.A.D. 프로그램, 교육기관 그리고 지자체 시의회의 지원도필요하다.
"Yes!
You can use our program with our logo in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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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이메일 답변 안의 격려와 지지는 내게 더 많은 한국의 교육자들과 기관들을 설득할 용기를 넣어주었다. 이른새벽녘고래를 춤추게 만들 만큼 격려와 지지로 가득한 내용의 이메일 답신을 읽으며 심장박동이 빨라졌다.
ITA Affiliate Group 중 26번째로 태극기가 올려지다
ITA는 답신이메일을 통해 내게 한국의 교육실정에 맞게 ITA R.E.A.D.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한국"어린 아동들의 책 읽기 습관을 즐겁게 익히기"에 도움이 되어줄 것을 당부하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확인하니 아래와 같이 Affiliate Group(제휴단체) 26번째로 드디어 한국 태극기가 올려져 있다. 그들의 과감한 결정이 고맙기 그지없다.
"Where can you find R.E.A.D. outside of the United States? All over the planet!
박사논문 통과 후 국내자료의 부족을 떠올리며 곧바로 동물교감치유 관련 자료를 정리했다. 그리고 출판사와 의논하여 대학에서 새 학기 교재로 사용할 수 있게 큰딸과 함께 책을 출판하기로 결정했다. 해외논문들을 .
검토작업과 최신 통계 재확인 그리고 국제기관과 해외 기관들의 홈페이지를 방문하고 자료를 찾아 정리하는 일은 새삼스러우리만치 시간이 많이 걸렸다.
맨 처음 우리 팀이 자료를 요청했던, 미국 Utah주에 본사를 둔 ITA는 지난번 나의 리딩독 대학교재 발간 시 내 요청에 자신들의 리딩독 프로그램 사진들을 기꺼이 제공해 주었다. 실감 나는 현장 사진이 귀해 고민하던 나를 눈물 훔치게 했던 고마운 기관이다. 맨 첫 번째 응답자였던 ITA의 답신은 오랫동안 비경제적인 연구 작업에 지쳐있던 나와 큰딸의 고단함을 줄여주었다.
대학생이나 대학원생 또는 연구자에게 해외 자료 제공 목적의 책이지만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기관들 소개에서 각 기관의 동물교감치유 활동사진을 첨부하는 게 보다 효과적으로 생각되었다. 하여 가장 크게 활동하고 있는 미국과 호주, 영국의 대표동물교감치유 기관들에 이메일을 보냈었다.
미국과 호주에서는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을 전후로 많은 이들이 4주의 휴가를 즐겨서 사실 1월까지 답신받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새 학기 교재로 선택할 수 있게 출간을 서둘러야 했으므로 미룰 수가 없었다. 대안으로 출반사가 계약한 `회사에서 제공하는 동물 사진들이 있긴 했다. 현장 활동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은 아니었다.
국제기관인 IAHAIO의 결성에 앞장섰던 미국의 Pet Partners(PP)는 세계 최대 동물교감치유 연구와 실행기관이다. PP 고위층에서 직접 메일을 보내서 원하는 사진을 내가 선택하여 지정하면 해당 사진작가의 동의를 얻어서 보내주겠다고 답을 보내왔었다. 그리고 보내온 사진마다 사진 소유 작가의 이름이 들어 있어서 Pet Partners의 정성 또한 감동적이었다.
미국 시카고에서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들을 중심으로 집중지원하는 SitStayRead에게도 교감치유 관련 사진을 요청했다. 2주간 답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다시 요청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휴가 중이어서 보고를 늦게 받았다는 대표의 사과 메일과 함께 첨부자료도 도착했다. 새벽 3시 즈음에 이메일을 확인하고 고맙고 미안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호주의 Story Dogs 도 잊을 수 없는 고마운 기관이다.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ITA R.E.A.D. 와 마찬가지로 유튜브, 인스타와 페이스북 주소까지 보내주며 자료 찾기에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고마운 바다 건너 기관들의 격려 덕분에 국내에서 리딩독 관련 첫 대학교재 출간을 새 학년 시작에 맞춰 발행할 수 있었다.
물론 무응답인 기관들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무명 연구자를 위한 미국과 호주 최대 기관들의 따스한 격려와 지원은 마음 가득 감사하고 나도 본받고 싶다.
현재 소망은 비영리기관인 미국의 ITA, Pet Partners, SitStayRead 그리고 호주 Story Dogs, 미국과 영국의 Kennel Club 등 동물교감치유 대표기관들과 참여동물 교육기관들의 현장 견학이다. 지난여름 한국 총동창회를 주관한 내 모교호주 맥콰리대학 부총장팀은 호주 기관 방문 시 지원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이런 천군만마라니...
동물교감치유 관련 연구를 하면서 인맥의 소중함을 절감하는 중이다. 그동안 공부하고 딸만 돌보던 연구자에게 인맥을 기대할 수 없어 속을 끓이고 있는데 큰 아이(39살...)의 은사님들부터 손을 내미셨다. 그리고 교수님들과 내 은사님들, 친구들, 선후배들이 지지를 해주니 꿈처럼 "내게 이런 인맥이?" 하며 웃는다.
엊그제 지자체 포럼에 참석했을 때는 그 대학의 총장님이 내 절친과 동기였다. 친구는 이미 공기업 연구소에서 정년퇴직했지만 지난달 저녁 모임에서 만났다는 친구 덕분에 와인을 세 번이나 손수 따라주시는 총장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 그 친구가 대학 때 공부를 참 잘했어요! 꼭 전해주세요."
덕담을 건네신 총장님 덕분에 그곳에 자리한 기자들과 진행자까지 웃음이 터졌다. 뜻밖의 인맥? 덕분에 저녁 포럼에 참석한 내 마음이 훨씬 가벼워졌다.
동양 무명연구자의 요청에 기꺼이 도움을 제공한 국내외 비영리기관들에 아직 감사 기부금을 보내지 못해 마음에 걸린다. 전공 연구자들의 수가 상대적으로 소수여서 수요가 적으니 이 분야의 저술작업은 출판사에게도 저자에게도 아주 비경제적 작업인 까닭이다.
국내 동물교감치유의 역사가 짧은 터라 국내에서는 필요한 자료가 많지 않다. 따라서 해외 연구자료와 전문기관들의 활동내용, 그리고 국제기관들의 연구와 포럼들에 대한 국내소개가 꼭 필요하다. 각종 무료번역과 챗봇 AI 번역이 잘되었다 해도 번역교재가 아직은 필요하니 통번역을 전공했던 나와 영어 사용이 어렵지 않은 딸 입장에선 국내연구자들 중 해외자료를 소개하기가 조금은 수월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학위취득 직후 그동안의 과로 탓에 대상포진 등을 맞이하여 휴식을 취한 후에야 전문교재 발간작업에 함께 몰두했다.
미국의 도서관도 도서관 리딩독 시연 사진의 대학전문교재 개제에 동의 의견을 보내왔다. 반면 국내 대표적인 몇몇 도서관들은 도서관 홈페이지의 아동도서실 사진을 한 장 쓸 수 있는지 요청하는 내 이메일 요청에답이 없었다. 내 전화 요청에는 대부분 자료제공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초상권이 들어가는 인물사진이 아닌 홈페이지의 도서관 서가 사진조차 쓸 수 없다는 답에서 기관 특유의 참으로 '성의 없음'을 경험했다.
국내 도우미견 기관들의 감사한 지원
다행히 한겨레 신문과 서울시 서울도서관, 부산 북두칠성도서관과 F1963 예술도서관의 사진 지원은 책작업에 힘이 되었다. 그리고 삼성화재도우미견학교의 시각장애도우미견 사진들은 삼성전자의 배려로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골랐다. 청각장애와 신체장애도우미견 사진들은 한국장애도우미견협회에서직접 보내화질 좋은 사진들을 전문교재에 실을 수 있었다. 물론 책 출판 후지원기관들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책을 발송했다.
전공자에게 이론자료 제공 목적의 전문교재이지만 프로그램 소개에 덧붙여 도서관 실내 그리고 동물교감치유나 도우미견 활동의 현장 사진은 몇 페이지의 설명을 단축해서 보여주는 살아있는 보충자료가 된다.
원고작업을 하면서 미국, 호주에서 전국적인 규모이거나 세계에서 활동 중인 대형 기관들의 대표가 메일내용을 보고받은 후 직접 신속하게 메일을 보내왔다. 권위 있는 기관들이 한국의 무명연구자에게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묻고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음을 경험하며 한동안 감격하여 심쿵했다.
그 격려와 지원 덕분에 갑자기 어깨에 힘이 들어가며 등이 펴져서 오래 지루하고 참으로 비경제적 작업인 대학전문교재 "Reading Dog" 원고를 완성하는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자신을 돌아보고
예전 호주 통번역대학원 시절 통번역사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NAATI 시험이 있었다. 매년 실행되는 게 아니고 필요한 숫자만큼만 합격자를 뽑으니 번역사도 통역사도 합격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론 등급에 따른 난이도는 덤이다. 어린 두 딸의 외국어 습득에 도움 되고자 신문을 잘 챙겨보고 뉴스를 열심히 청취한 덕분에 조금씩 내공이 쌓였나 보다.두 교실 가득 채운 응시자 중 겨우 몇 명 합격하는데 우리 통번과 왕언니였던 나도 운 좋게 '영한번역사'에 포함되었다. 시험날 아침 부담으로 소심해진 내게 공부를 곧잘 하던 작은 딸이 곱게 깎아 넣은 연필과 수성사인펜 필통을 고운 메모와 함께 선물한 덕분이었을게다.
그리고 나는 호주 NAATI 회원으로 등록했다. 2000년 NAATI로부터 의뢰받은 첫 번역은 삼성전자세탁기(?)였을 게다. 소비자용 팸플릿 번역이었다.
이후 내가 기관에 등록한 이메일 주소로 한국에 있는 학생들의 IELTS 시험과 통번역사가 되기 위한 NAATI 시험 문의가 많이 왔었다. 사실 운 좋게나는 두 개의 시험 모두 단 번에 합격했지만 준비과정은 꽤 힘들다.
정보요청 이메일에 열심히 답을 했지만, 바빠서 이메일을 늦게 발견하거나 즉답을 해주진 못한 적도 있었다. 답신을 보내는 일은 빼먹지 않았지만, 늦은 답신으로 인해 그들이 힘들지 않았기를 바란다.
동물과의 눈 맞춤을 통한 동물교감치유
(출처: Pet Partners. Accessed Nov. 10. 2024)
농장동물이나 반려동물과의 눈 맞춤을 통해서 우울과 불안 정서 및 자폐를 치료한 사례들이 계속 보고되어 왔다. 미국에서는 반려동물이 참여하는 동물교감치유(animal-assisted Therapy)와 동물매개교육(animal-assisted education) 프로그램인 생명존중교육(humane education)과 리딩독 프로그램(children reading to dogs)이 활발하게 실행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 미국의 우수 대학들과 미국수의학협회(AVMA, American Veterinary Medical Association)를 비롯한 공신력 있는 기관들이 동물매개치료 관련 연구와 훈련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과학적으로 동물매개치료의 이론적 지지기반을 체계화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동물교감치유의 큰 혜택을 우리 가족이 받았다. 큰아이의 막막한 투병생활 동안 전해질 불균형과 칼슘조절장애로 인한 만성 신부전까지 더해지며 응급병동 입원이 이어지던 때 미술심리치료사의 권유로 시작한 동물교감치유 박사과정에서 이를 깨닫게 되었다. 우리 가족의 국내외 일상생활 영위에 반려견이 주는 영향력이 컸다는 사실은 연구가 깊어질수록 굽이굽이 실감하게 된다.
요크셔테리어와 미니콜리라는 애칭을 가진 셰틀랜드 쉽독(Shetland Sheepdog, 셀티)이 우리 가정의 반려견으로 함께 했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1997년 12월 입양했던 어린 요크셔테리어 "럭키"는 국경통과 수속에 고비용을 지불하고 한국으로 함께 이사 왔다. 이후 아시아 국가 주재 기간 동안 함께 했으며 한국으로 함께 귀국하여 지내다가 19살에 잠자듯 하늘로 떠났다.
*천문대 부근 반려견이 허용된 숙소에서 럭키와 랄프
2005년 입양한 셀티 "랄프"는 초중고 과정 중 해외생활이 훨씬 길었던 작은 아이의 바다건너로 흔들리는 마음을 붙잡아서 국내에서 대학을 마치게 도왔다. 셀티는 방광암으로 고생하다가 2014년 9살 때 하늘로 떠났다. 그리고 펫로스(Pet Loss) 증후군(주 1)으로 개를 키우지 못하다가 2018년 입양한 유기견 말티스 "수리" 덕분에 큰딸과 함께 동물교감치유 연구를 시작했다. 리딩독 연구소를 설립하고 동물교감치유문화제에서 리딩독을 강의하고, 대학에서 동물복지 및 법규 강의 중이다.
(주 1) 펫로스(pet loss) 증후군: 반려동물 사망 후 받는 슬픔, 우울, 죄책감 등과 같은 정신적 증상
학회지와 학위 논문을 위한 연구로는 초등학교의 산만한 아동과 특수반 아동, 특수학교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동물교감치유(Animal-Assisted Therapy), 동물교감교육(Animal-Assisted Education)에 해당하는 리딩독(Children Reading to Dogs) 프로그램과 생명존중교육을 실행하고 결과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인구감소로 이민인구유입을 통한 인구조절이 필요한 국내에서 또 빈부격차가 교실의 학습격차로 이어지는 교육현장에 효과적인 동물교감치유와 리딩독 프로그램을 통한 읽기 교육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다.
그동안의 연구과정을 통해서 일반아동도 장애아동도 노후를 보내시는 중인 어르신들도 털이 부드러운 반려동물과의 눈 맞춤 그리고 쓰다듬고 먹이를 주며 그들과 함께 하는 시간에 나누는 교감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불안과 위축이 치유되며, 자아존중감과 사회적 기술이 향상되어 사회성도 좋아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약물치료 중인 자폐나 ADHD, 조현병을 앓는 환자들에게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교감치유는 선행논문들의 통계에서도 입증되었듯이 제가 참여한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교육되고 인증을 받은 반려동물팀이 전문가와 참여한다는 전제가 붙습니다.
10월 말에는 경기도 지자체의 동물교감치유축제에서 리딩독 프로그램 부스 3개 운영을 책임 맡아 프로그램을 시연하였습니다. 12월부터는 서울 지자체의 도서관과 학교의 협업으로 다문화가정 아동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실행합니다.
충성스러운 반려견과의 눈 맞춤을 통해 그리고 "소리 내어 그림책 읽어주기"를 통해 어린 아동들의 마음 한 구석이 편안해지는 심리치유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덤으로 한글 책 읽기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장착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200만 명의 반려인들이 있는 한국에서 많은 반려인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더 많은 가정이, 더 많은 아동들이 반려동물과의 교감을 통해 행복한 시간들을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이제 이민가정을 통해 인구조절을 하고 빈부격차의 극치를 보여주는 미국에서 교실 학습부진아동들을 위해 시작되어 전 세계에서 열광하는, 반려견(반려묘)과 함께하는 '리딩독(Reading to Dogs) 프로그램'을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