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냉이 Apr 24. 2024

구리동해변에서

구리동해변에서


가끔  바다는  속삭인다

펄콩게 집수리 하는  모랫벌을

킁킁 거리며  스치거나

몽돌  바지락  거리는  돌틈을

미끄러지듯  지나간다

그곳에  가면 움직이는  바다가 있다

해뜨기 전  몽돌계단에  앉아

꺼칠한  눈을  비비며

어둠 속에서 끙끙거리는

바다의  앓는  소리를  듣는다

세상의  가라앉는  모든  것들을

가슴에  품고 지난밤 내내

삭여냈을 것이다

역사는  바다에  장벽을  쌓고

바다는  몽돌을  밀어 올려

새  역사를 꿈꾼다

몽돌이  태어나고 깎이며 자라

약돌이 되는  구리동에서

절벽에  매달린  간절함으로

꽃을  피운다  바람으로  일어선다.






매거진의 이전글 풀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