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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초등학교 선생님 안 할래요
21화
글을 마치며
by
유울
Oct 25. 2023
교실 안에서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7월.
그때부터 나의 마음은 끔찍하게 힘들었다.
거의 매일을 혼자 울고, 절식과 폭식을 반복하고, 멍하게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았다.
그 문제는 남의 것이 아니었다.
나의 문제였고,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겪었거나 겪을 문제였다.
몇 년 전 내가 받은 학부모 민원들이 생각났고, 과도한 행정 업무로 힘들었던 때가 생각났다.
난 이 일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직업에 밝은 미래란 없을 테니까.
나는 이제 너무나도 지쳤고 불행했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무기력함만 가득했으니까.
이런 마음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
나도 쉬울 줄 알았어. 그런데
이렇게 힘들었어
. 교사로 산다는 것도 쉽지 않아. 그런데 난 16년을 교사를 꿈꾸며 산 사람인데 그럼 이제 난 앞으로 뭘 해 먹고살까?’
분명, 나의 교직생활 추억을 이야기하고, 힘든 점을
이야기하고, 이제 그만둔다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그런데 글을 쓸수록, 내가 선생님을 그만두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아이들과 함께 한 일들이 생생하게 기억나며 따뜻했고, 아이들이 성장하는 걸 보며 뿌듯했던 그 순간들이 다시 내 마음을 벅차오르게 만들었다.
아직도 내가 평생 이 직업을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교사라는 직업이 너무 좋으니, 이걸 하라고 섣불리
추천하지도 못하겠다.
그래도 내가 최대한 이 직업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나와 우리 아이들의 소중한 추억을 잘 간직하고, 거기에 또 힘을 얻어서 버텨봐야겠다.
버티고 버텼는데 또 너무 힘들면 그때 그만두지 뭐.
초등학교 선생님 그만두는 건, 일단 보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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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 Book
저 초등학교 선생님 안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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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첫 운동회
18
내년에 담임 선생님 또 해주세요
19
일 년 만에 만난 우리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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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을 마치며
저 초등학교 선생님 안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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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좋아하는, 의원면직을 고민하는, 20대 초등교사. 교사로서, 인간으로서의 내 찰나의 순간을 잊지 않고 기억하기 위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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