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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선생 Jan 19. 2024

알고리즘 신의 계시2- 먹어라!

- 매일 먹는 것이 나를 만든다.

1일1식을 하면서 집중했던 것은 앞서 말했듯이 무엇을 먹을 것인가가 아니라 '먹지 말아야할 것들을 먹지 않는 것'이었다. 먹지 말아야할 것을 먹지 않아야 식욕조절이 되고, 그래야 하루 한끼를 먹는 것을 꾸준히 실천할 수 있기때문이다. 나의 경우 설탕, 밀가루, 나쁜 기름, 튀긴음식, 과자, 술 6가지를 제한했다. 그리고 식욕조절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스트레스와 수면을 관리하니 식욕조절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


하지만 먹지 말아야할 것들을 완벽하게 삶에서 제거하기란 힘들다. 특히 외식을 할 경우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온전히 집밥만 해먹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며, 집밥만 먹는다고 하더라도 어떤 음식에서는 설탕이나 밀가루를 사용해야하는 경우도 있기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평생 가져갈 있는 식습관을 만드는 것이었기에 나만의 기준을 가지고 적절하게 조정했다. 그렇다고 너무 느슨한 기준을 가지고 쉽게 타협하지는 않았다.


우선 자주 먹는 식재료 중에 가장 많이 바꾼 것은 '기름'이다. 1일1식전에는 포도씨유를 기본 식용류로 사용했고, 현재는 '냉압착 올리브유와 아보카도유와 라드유(돼지기름), 검증된 버터' 이 4가지를 가지고 볶음이나 부침요리에 사용한다. 그리고 비빔밥이나 무침요리와 나물요리에는 생들기름을 사용한다. 참기름 역시 제조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기름이지만 완전히 포기하지는 못하고 김밥에 넣어 종종 사용하는 것으로 조절하고 있다.


다이어트 과학자 최겸은 시중에 판매하고 있는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로 인해 식물성 기름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르게 위험하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다른 외국 여러 논문들을 사례로 들어 그 위험성을 자신의 유튜브와 책<<다이어트 사이언스2022>>에 소개하고 있다. 나는 매일 섭취하는 기름의 중요성을 그를 통해 잘 알게 되었다.


평소 설탕이 들어간 커피나 음료는 거의 먹지 않았지만 단짠음식을 좋아하던 터라 음식에는 당을 충분히 사용하고 있었다. 사람마다 많고 적음의 기준은 다르지만 분명히 각종 볶음과 조림과 고기 요리에는 여러 종류의 당들을 상당히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고 고백한다. 정제 설탕과 흑설탕, 매실액과 올리고당, 물엿과 조청등을 빼고 요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1일1식을 할때는 혈당이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특히 조심해야해서 기존에 넣던 양보다는 현저하게 적게 넣되 당의 종류를 조금 바꿔보았다. 정제된 설탕을 치우고, 정제하지 않은 원당을 구입하여 사용하였고, 요즘 설탕 대체재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알롤루스를 사용하여 음식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아주 가끔 설탕이 많이 사용되는 불고기류나 떡볶이를 요리할때는 설탕을 대체할 사카린을 넣는다. 사카린의 유해성 여부에 대해 논란이 있었지만 이제는 '유해성 누명'을 벗은 상태다.


독성연구프로그램(NTP)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 등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연구한 결과 사카린의 독성은 입증되지 않았고, 결국 2010년 12월 14일 미국의 환경보호청(EPA)에서 사카린을 '인간 유해 우려 물질' 리스트에서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설탕보다 거리를 두기 더 힘들었던 밀가루는 이제는 한달에 한번 정도 먹는 통밀 파스타정도만 허용하고 일체 먹지 않는다. 하지만 면을 너무도 좋아해서 밀가루면을 대체할 쌀면을 찾아서 냉장고에 쟁여두고 가끔 국수와 비빔면을 해먹곤 한다. 밀가루의 맛과 식감에 익숙해서 생경하기는 하지만 쌀로 만든 면들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쌀로 만든 면들은 삶는 시간이 30초에서 1분을 넘기지 않아서 굉장히 간편하고 쫄깃쫄깃한 식감이 꽤 괜찮다. 종종 해먹던 각종 부침개는 1일1식 이후에는 거의 먹지 않고, 가끔 밀가루와 결합한 고소한 기름맛이 그리울때는 감자전분을 살짝 묻혀 계란물 입힌 배추전이나 호박전으로 대체해서 먹고 있다.


튀김과 과자와 술은 1일1식 하기 전에도 거의 먹지는 않았지만 괜실히 먹고 싶어지는 그런 날이 있다. 식단을 바꾸면서 튀김류나 과자는 아예 구매하지 않아 눈에 보이지 않게 해서 아예 먹지 않는다. 술은 캠핑을 갈때만 500미리 한잔 정도씩 먹고 있는데, 그 횟수가 한달에 1회정도라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판단하여 계속 그렇게 유지하고 있다.



오늘의 한끼- 귀리 병아리콩밥과 육개장

오늘의 한끼는 귀리와 병아리콩을 넣어 지은밥과 여러가지 채소와 소고기를 넣어 끓인 얼큰한 육개장이다. 나는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아서 밥따로 국이나 찌개 따로 먹는데, 오늘은 건더기를 먼저 건져 먹고 얼큰하고 짭쪼름한 국물에 밥을 말아 푹푹 먹었다. 오늘도 이 한끼는 나에게 살아가는 충분한 힘이 되어 줄 것이다. 톡톡 터지는 식감의 귀리와 밤같은 맛이 나는 병아리콩이 한끼를 더욱 든든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가만 생각해보니 1일1식을 한다고
특별히 챙겨 먹는 것은 없지만
딱 한가지 신경써서 먹고 있는 것이 바로 '밥'이다.

매일 매일 먹는 것일수록 내 몸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 분명하지 않은가. 다이어트하면 떠오르는 현미밥을 꾸준히 먹어볼까 생각했지만 딸이 현미밥을 극도로 싫어하여 포기했다. 계속 강조하지만 난 단기간에 살을 빼는 게 목적이 아니라, 진정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기에 지속가능하지 않을 것 같은 계획은 모두 뺐다. 그래서 가족 모두 같이 먹을 수 있는 것, 꾸준히 먹어도 괜찮은 것을 선택했다.


그래서 그 두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것이 바로 '콩밥'이다. 흰쌀밥만 먹고 있었던 우리 가족들은  흔쾌히 콩밥을 먹는것에 동의했다. 아무리 건강을 위한다지만 밥 먹는 시간이 괴로우면 안되니 각자 먹고싶지 않은 콩들을 이야기하여 제외시키기로 했다. 편식쟁이 남편은 그냥 모든 콩을 싫어하지만 참고 먹겠다며 허락했고, 아들과 딸은 완두콩을 넣은 밥을, 나는 검은콩을 넣은 밥을 싫어한다. 우리는 여러 콩들을 사다가 번갈아 넣어 밥을 해서 먹어보다가 현재 꾸준히 먹고 있는 콩 3가지가 '병아리콩, 호랑이콩, 렌틸콩'이다. 그리고 여기에 거의 매일 밥과 귀리를 3:1정도 비율로 넣어 먹고 있다. 이렇게 매일 귀리와 콩을 넣은 밥을 먹으니 흰쌀밥만 먹을 때보다 밥을 더 천천히 먹게 되고, 포만감도 빠르게 느꼈으며 충분히 느꼈다. 무엇보다 단백질 섭취량이 적었던 나에게 매일 일정양의 단백질을 섭취를 유지할 수 있어서 좋다.


지나치게 탄수화물을 제한하거나 아예 먹지 않는 것은 여러 다이어트를 통해서 나에게는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체중감량은 쉬웠지만 무기력했고 쉽게 짜증이 났으며 결국 식욕이 터지는 일이 반복되어 다이어트를 지속하는게 너무도 힘들었다. 그런 어리섞음을 반복하지 않을테다 그래서 난 매일 먹는 한끼 식사 중 '밥'에 힘을 주고, 여기에 식물성, 동물성 단백질들을 악착같이 챙겨 먹으려고 애쓴다. 현재 건강을 목적으로 하든, 체중감량을 목적으로 하든 식단관리를 한다고 하면 떠오르는 일반적인 '다이어트 식'을 전혀 하지 않고도 체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고, 몸 컨디션은 그 어느때보다 좋다.


더구나 영양제를 따로 챙겨 먹고 있지도 않다. 대신 하루 한끼 식사에 마음을 조금 더 기울여 준비한다. 그저 배가 고프니 하루 한끼를 설렁설렁 때우는 것이 아닌, 오늘 하루도 열심히 제 할일을 하며 잘 살아갈 나를 위한 보약을 한끼에 담아 먹는다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먹는다. 더불어 우주의 다양한 에너지를 담은 자연이 준 식재료에, 그것들을 길러낸 농부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나는 그렇게 한끼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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