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피기에 아직 이른 비의 계절임에도
책상 위 어머니 사진 속에는
분홍빛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누나.
앞서 세월을 살아내는 나의 사람은
현명하기가 이를 데 없어
잦은 시련에도 온기 잃는 일 없이 맑게도 웃으시니,
한 아름 꽃밭에서 누가 꽃이고, 누가 사랑이랴.
나의 가을 역시 그런 모습이겠지.
아아, 곱게 틔워 낸 꽃 한 송이로다.
회사 다닐 적, 업무 중 잠시 쉬는 시간에 썼던 시.
어디서 근무하든 사무실 책상에 항상, 어머니의 웃는 사진을 올려뒀었다.
아무리 지치고 힘들어도, 어머니의 미소를 보면 따라 웃을 수 있기에.
시를 썼던 그 날은 한 여름으로
빌딩 밖 풍경은 장맛비에 모든 것이 쓸려나가던 참이었다.
그 날따라 업무내용에 지치기도 했었고, 가을이 간절한 마음에 몇 자 적어보았다.
삶이 고되더라도, 억세고 척박해지기보단
어머니처럼 한결같이 지혜롭고, 온화한 여성으로 자라나,
궂은 날씨에 이르러도 제 색을 활짝 피운 꽃 한송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