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만나는 시간, 나를 바꾸는 시간

- 청춘이 부러운 이유

by 정상환

한국사회에서 가장 원만히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는 것 중 하나가 ‘방학’이라는 말이 있다.

비싼 등록금내고 다니는데 그리 오래 쉬어도 되느냐는 힐난도 있지만,

교수는 강의 안 해 좋고, 학생은 공부 안 해 좋고, 학교는 운영비를 줄일 수 있어 좋아

모두 군소리가 없다는 우스갯소리다.


대학이 방학에 들어갔다.

언뜻 들으면 그저 ‘노는 것’처럼 들리지만, 실은 수업보다 더 넓고 깊은 성장을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다.

우리 친구들은 인턴을 시작하기도 하고, 배낭 하나 둘러메고 여행도 떠난다. 혹은 남몰래 준비해 온 시험에 도전도 한다. 자신만의 시간으로 미래를 준비한다.


방학은 ‘닫힌 교실’에서 ‘열린 세상’으로 나가는 시간이다.

우리는 흔히 청춘을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기’라 말하지만, 정작 현실에선 그 기회가 쉽지 않다.

하지만 방학만큼은 다르다.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고,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실수해도 괜찮은 시기 아닌가?

방학은 젊은이들에게 주는 가장 현실적인 ‘연습 기회’ 일지 모른다.

지금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성장의 마디와 굵기가 달라질 것이다.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면 일상에서 자신을 위해 시간을 빼낸다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것을 안다.

월급쟁이가 1~2주 휴가를 내기란 여간 눈치 보이는 일이 아니다.

자칫 성실성과 충성심이 의심받게 될 수 있다.

자영업자도 비즈니스를 잊고 나만의 시간을 내기에는 비용의 손실이 너무 크다.

사회로 나오면 이거 저것 챙겨야 할 것이 많다. '사회 속의 나'로 존재하게 된다.

그래서 오롯이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방학이야말로 값진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이 방학 동안 우리의 청춘들이 젊음을 한껏 뿜어내었으면 한다.

젊음이란 무모한 도전도, 치기 어린 용기도 용납되는 시기다.

도서관 서가를 섭렵하며 평소 미뤄두었던 묵직한 책들을 읽어보자.

지적 충만과 사유의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OTT 서비스로 세계명작영화를 몰아보기 하면 어떤가?

인간군상의 고민과 세상의 다양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시내버스만 연계하여 전국 각지를 여행하는 것도

목소리 낮은 사람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터질듯한 심장의 두근거림을 만끽하는 자전거 여행도

해볼 만하지 않은가?


세계를 호흡하는 젊은 가슴으로 배낭 하나 달랑 메고 운동화 끈을 조이며 나라 밖으로 나가는 것도

지금 아니면 쉽게 할 수가 없다.

아는 만큼 보인다 했던가? 그러나 본 만큼 안다.

생각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지 못한 것을 안다고 얘기한다면 그 얼마나 피상적이고 공허한가?

그러나 생각하고, 보고, 경험하며 느낄 수 있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지금이 그 때다.


책에서 배운 지식이 현실의 풍경과 만나고,

강의에서 배운 개념이 사람들의 삶과 연결될 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 있는 배움’을 얻게 된다.


젊음이란 단어만으로도 모든 것을 시도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을 실험해 보고, 확장하고, 때론 넘어져보며

진짜 나를 만나는 ‘시작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 청춘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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