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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듣고 싶은 애창곡

당신은 내게 질리지 않는 사람

by 숨고
평생 듣고 싶은 애창곡이 있습니다.
부르기도 하지만 주로 흥얼거리며 듣습니다.
특히나 한 계절, 일 년 중 한 달은 내내 줄곧 듣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추억의 음악이 있는데요,
늘 일상에서 마주하는 애창곡 같은 사랑이라면 '영원'이란 말이 어울릴까요?
그런 사랑이라면 '평생 함께하는 연애'를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악과 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중 하나를 포기하라면, 하루 반나절을 고민고민 하다 결국 답을 내리지 못할 만큼. 그런 커피와 음악을 일상에서 곁에 두는데, 그중에서도 좋아하는 종류의 커피원두와 좋아하는 장르. 애창곡 하나. 두울. 그렇게 세다 보면 하나라도 포기할 수 없을 만큼 계절마다, 날씨마다, 기분마다 듣고 흥얼거리는 곡들이 있다. 사랑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영원히 달라지지 않는 플레이리스트의 곡들처럼, 여러 리메이크와 커버곡들 사이에서도 좋아하는 음정과 박자는 다른 듯 달라져도 그대로 곁에서 담아가듯. 당신과 나의 감정이 아무리 조금씩 변해진대도 그 본연의 감정만큼은 한결같기를 바란다. 그렇게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지난날, 짧지만 그런 사랑을 나누었다. 그렇게 한결같지 않을 수 있던 순간에도 변치 않는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어 기뻤다. 신이 내게 어떤 이와 나눴던 사랑이 가장 다시 하고 싶냐 물으신다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사랑의 색을 택할 것이다. 그런 감정을 나눠주고도 공치사 한 번 없던 그였다. 그런 그가 있어 주었던 젊은 날이었다. 그런 변해가도 닳지 않는 감정을 선물해 준 그에게 고맙다. 그런 그가 나의 첫사랑이라서 감사하다.


따뜻했던 사람이었던 만큼 따뜻하게 기억한다. 그렇게 오래 담겨 온기를 뿜는다. 따뜻한 기억은 다다익선일 필요가 없다. 삶의 한 페이지에 한 줄정도 담긴 자체로 충분한 힘이 있다. 꺼진 불씨도 옅은 온기로 오래 남아주는 것. 그것이 따뜻한 사람이 주던 사랑의 힘인 것 같다. 그렇게 아직도 추운 날이면 그 기억들로 손을 데운다. 그러면 얼어붙은 손이 천천히 녹는 걸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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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다는 표현을 조금 꺼리는 편입니다. 삶에 있어서 지루하고 따분한 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를테면 가로수길을 가더라도 같은 곳, 같은 장소임에도 사계절 내내 풀의 크기, 뿜는 산소, 그 주변의 온도와 바람, 잎사귀의 색 그 모든 게 다 다르더라고요. 같은 대화라도 처해진 상황, 그 당시 감정과 기분에 따라 다 다르게 와닿고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사람이라 그럴까요? 개인의 감정과 개인의 취향은 있는지라 편애는 있겠지요. 그러나 저는 굳이 편애한다면 당신을 오래도록 편애하는 편일 겁니다.


당신은 제게 그런 사람입니다. 같은 상태가 오래 계속된대도, 따분하고 싫증이 나는 그런 감정과는 멀리 있는 사람이랍니다. 지루함이라면, 당신은 그 정반대일 겁니다. 언제까지라도 계속되어도 좋은 그런 사람이요. 오래 지나도 그 끈끈함, 그 익숙함마저 기쁘게 반기고 싶을 테니 말이에요. 변해간대도 변질된대도 부패되지 않는 마음으로 당신을 오래 품겠습니다. 그런 사랑을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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