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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인 Jan 28. 2022

다음 메인에 제 브런치 글이 소개되었습니다.

조회 수 15,000이 넘어간 믿기지 않는 사실

어제 놀라운 일이 생겼다. 며칠 전 다음카카오 브런치에 ‘이틀 만에 올레길 걷기를 포기하였습니다’라는 글을 썼는데 그 글이 다음 모바일 여행/맛집 카테고리 메인에 소개된 것이다. 그저께부터 조회 수가 1,000이 넘고 2,000이 넘고 3,000이 넘었다는 알림이 계속 떠서 ‘이게 무슨 일일까, 이러다 말겠지’ 했다. 어제는 아침에 9,000이 넘었다고 해서 이 정도면 어딘가에 내 글이 올라와 있을 것 같은 기대를 안고 글의 유입 경로를 확인했다. 대부분의 유입은 m.daum.net. 떨리는 마음으로 daum 앱을 켰다.


뉴스, 연예, TV, 쇼핑 등 카테고리를 옆으로 넘기면서 내 글이 있을만한 곳을 찾았다. ‘제주 올레길’에 관한 글이니 여행 테마에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자마자 내 눈을 의심했다. 정말 그곳에 떡하니 있는 게 아닌가? 그 순간 복면가왕에 나온 신봉선 짤이 떠올랐고 실제로 내 표정도 거울로 봤다면 그랬을 것이다. 요즘 말로 진짜 이게 무슨 129?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고 운 좋게 잠깐 메인에 소개된 거일 수도 있으니, 이 순간을 흔적으로 반드시 남겨야 한다며 내 글이 있는 부분을 캡처했다. 몇 번 사이트 새로 고침 해도 글은 위아래로 위치만 바뀔 뿐 계속 남아 있는 걸 보고 정말 실감했다.



기쁜 마음에 캡처한 사진을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고, 가족과 친한 친구 단톡방에 이 소식을 전했다. ‘이게 무슨 일이냐고, 셀럽이냐고, 글 쓴다고 하더니 진짜 글을 쓰고 있었구나’ (솔직히 잘 모르니까)라는 반응이었다. 학교 친구들은 우리 학교에 현수막을 달아야 하는 거 아니냐며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기뻐해 주었다. 고마웠다.


솔직히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웹 메인에 걸린 건 아니지만 작년 12월 초에 ‘엄마는 김장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 해를 준비한다’라는 글을 브런치에 올렸는데 그것도 조회 수가 5,000이 넘었다. 하루 잠깐 반짝했다. 글 조회 수가 천 단위가 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글을 쓰며 먹고사는 글쟁이가 되겠다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고 퇴사한 지 막 1년이 지났다. 왠지 잘하고 있다고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나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알려주는 것 같아 마음이 좋다.


브런치는 시작한 지 6개월 정도 되었다. 80개가 넘는 글을 발행했고 글 조회 수는 평균 20~30 수준이다. 블로그는 이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정보성을 요구하는 콘텐츠 시장에 주로 일상과 감성 위주로 에세이를 쓰는 편이라 이웃이 아니면 노출될 일이 거의 없다. 이렇게 낮은 조회 수였는데 지금 다음 메인에 노출된 글은 20,000을 향해 가고 있다. 아직도 신기하다.



물론 조회 수가 높다고 해서 글이 좋은 건 아니다. 단순히 내 글이 좋아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내 글을 본 게 아니란 말이다. 지난주 남편과 함께 올레길 걷기 백패킹을 다녀올 즘 MBC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에서 박나래가 올레길 백패킹 하는 장면이 송출되었다. 방송 이후 대중들이 올레길 백패킹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검색해서 내 글을 본 것 같다. 점차 조회 수가 높아지니까 다음 메인에 소개된 것이다. 아무리 유튜브 등 OTT 플랫폼이 활성화되어 있다지만 공중파 TV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꼈다. 아직 박나래 편이 한 편 더 남은 걸로 안다. 메인에 조금 더 노출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인간의 욕심이란) <나 혼자 산다>는 금요일에 하는데 마침 오늘이다. 기대해 볼 만하다.


가뭄의 단비 같은 하루였다. 매일 혼자 글감을 생각하고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솜 노트 앱에 기록한다. 까먹지 말고 써야 할 글감은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 여기저기 붙여 놓는다. 글 쓰는 실력이 1년 전보다 는 것 같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만 명 넘게 내 글을 읽었으니 그 부족함도 읽은 사람들은 알고 있으리라. 하지만 겁나지 않는다. 어차피 나는 지금 글 실력을 발전시키는 단계이니 당당하게 미완성이라 말할 수 있다.

처음에는 내 글을 만 명 넘게 읽었을 때 ‘이제 어쩌지?’ 하다가도, 괜찮아 어쩌면 발전하고 있는 모습을 점점 보여주는 것도 재밌겠다 싶다. 반면에 내 글을 분명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고 믿는다. ‘좋아요♥’를 눌러준 사람들이 그런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맞겠죠?)


매일 글 쓰는 사람으로서 더 열심히 써내라고, 뭐든 금방 싫증을 내는 나에게 글 권태기를 경험하지 말라고, 더 열심히 글감을 생각하라는 의미에서 하늘에서 주신 이벤트라고 생각한다.

다음 메인에 글이 올라온 지 하루가 다 되어 가는데도 아직 그곳에 나의 이름이 적힌 글이 있다. 부족한 글을 읽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다음 관계자에게도 감사한 마음이다. 그리고 함께 올레길을 걷고, 힘들어하는 나 때문에 포기도 함께해 준 남편에게도 고맙다.

이쯤 되면 올레길을 조만간 한 번 더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남편에게 다시 물었다.


“자기야, 우리 올레길 다시 가서 이번엔 걷기 성공 스토리로 글을 써 볼까?”

“올레길 버스투어 해야 그나마 성공할 수 있는 거 알지?”


다음번은 버스투어로 확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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