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114화 교무실에서 가장 어른다운 아이

누가 정연이 괴롭힐 때, 울렸을 때, 나쁜 짓 하려 할 때요

by 동룡

형준은 고개를 갸웃하다가 교무실 문을 다시 연다.
문이 닫히자, 교무실 안은 다시 긴장감이 감돈다.

“형준아.”
담임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신혁이가 중환자실에 있어.
이건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학교 바깥까지 퍼진 큰일이야.
너뿐 아니라, 정연이도 벌을 받을 수 있어.”

형준의 표정이 굳는다.
눈썹이 천천히 좁아진다.

“선생님은 너희가 친구를 위해 싸웠다는 걸 알아.
그래서 벌을 주지 않았지만,
이게 더 커지면… 어쩔 수 없게 돼.
너는 어떻게 생각해?
담임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낸다.
“신혁이가 중환자실에 있어.
이건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학교 바깥까지 퍼진 큰일이야.
너뿐 아니라, 정연이도 벌을 받을 수 있어.”

형준의 표정이 굳는다.
눈썹이 천천히 좁아진다.

“선생님은 너희가 친구를 위해 싸웠다는 걸 알아.
그래서 벌을 주지 않았지만,
이게 더 커지면… 어쩔 수 없게 돼.
너는 어떻게 생각해?

정연이를 지키려면, 뭘 해야 할까?”

그때, 교감이 팔짱을 낀 채 말을 끼워 넣는다.

“자, 형준아. 하나 묻자.
남자가 살면서 목숨 걸고 싸워야 할 때가 몇 번이나 있을까?”

형준은 생각에 잠긴 듯 조용해졌다.
그러다 고개를 들고, 딱 잘라 말한다.

“세 번이요.”

“오, 그래? 언제인데?”

형준의 목소리가 조금도 떨리지 않는다.
그 작은 입에서 믿기 힘들 만큼 단단한 말이 튀어나왔다.

“누가 정연이 괴롭힐 때,
정연이 울렸을 때,
정연이한테 나쁜 짓 하려 할 때요.”


교무실이 순간 얼어붙는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 아무도 말을 잇지 못한다.

정연 어머니는 입을 살짝 벌린 채 형준을 바라본다.
볼수록 맘에 드는 소리만 한다.
민지 어머니는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끄덕이고,
지수 어머니는 어이없다는 듯 웃다 말고 조용히 한숨을 내쉰다.
형준의 어머니는 그 순간 아들의 옆모습을 본다.
그 얼굴이 낯설다.
놀라움과, 자랑과, 불안이 한꺼번에 얽혀 눈빛이 복잡해진다.

정연은…
교무실 문 뒤 그림자처럼 서 있다.
작지만 그 모든 말을 들었다.
가슴이 뻐근해지고, 무언가가 안에서 꽉 차오른다.

교감은 잠시 말을 잃었다가, 천천히 웃으며 말한다.


“… 그래, 그것도 맞지.”
“원래는 나라가 위험할 때, 친구가 위험할 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할 때지.
그런데 너 말도… 참 잘 맞는다.”

형준은 어깨를 으쓱한다.

“어차피 다 똑같은 말이잖아요.
정연이는… 저한텐 다니까요.”

교감은 정면으로 형준을 바라보며 말한다.
“똑똑하구나, 넌. 그럼 이제 알겠네.

네가 선생님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도.”

형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북에서 온 애가 먼저 이상한 행동을 했고,
그래서 싸웠다고 하죠~ 장난으로 했다기엔 큰일이니까요.
저는 욕 좀 먹어도 돼요.
그런데 정연이는… 다치면 안 되잖아요.”

"어른들이 참 잘하는 짓이다. 애보다 못하네."
민지 어머니가 중얼거리듯 말한다.
지수 어머니는 헛기침으로 감정을 숨기려 하지만
그 눈가에서 무너지던 벽이 잠깐 드러난다.

교감은 박수를 딱 두 번 치더니,
사탕 하나를 꺼내 형준에게 건넨다.

“이건 책임의 맛이다. 받아.”

형준은 공손히 인사하고 교무실 문을 향해 걸어간다.
정연 어머니 앞에선 정중하게 두 번 인사하고,
들어오던 나래 어머니는…
딱히 쳐다보지도 않는다.

“야! 이 버르장머리 없는 녀석!!”
형준의 어머니가 외치지만, 형준은 그저 씩 웃으며 문을 나선다.

교무실 문 앞,
그를 기다리고 있던 정연.
조용히 말했다.

“… 얘기, 다 들었어.
교무실 안에서 했던 거, 전부.”

형준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그의 손엔 아직 사탕이 쥐어져 있다.
하지만 포장을 뜯을 생각은 없다.
그건, 당분보다 더 무거운 무언가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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