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34화 교실은 들떴고, 누군가는 울었다

박수에 묻힌 목소리 하나

by 동룡

정연, 형준, 규만이 교실로 들어서자
아이들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박수를 보냈다.

“와아아아아아!!”

“진짜 멋졌어!!”

“거의 연예인 무대였어!!”

반 친구들은 다들 들뜬 얼굴이었다.
하지만 딱 한 명만은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이 없었다.

수빈은 조용히 나래 곁에 앉아 등을 토닥였다.

“나래야… 괜찮아? 괜찮지?”

하지만 나래는 고개를 저었다.

“싫어… 다 싫어… 오늘 진짜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무대도 망하고… 옷도 망하고… 애들 다 나만 쳐다보고…
정연이는 저렇게 인기 많은데, 난 왜 이렇게 비교만 당해야 돼…”


그때, 우덕이 캠코더를 들고 앞으로 나왔다.

“자, 자!! 여러분~ 방금 끝난 공연,
제가 직접 찍었습니다!!”

우덕은 TV 앞에 캠코더를 연결하고 화면을 재생했다.

영상엔 아이들이 춤추는 모습,
군무를 맞추는 순간, 그리고 후반부 떼창까지 모두 담겨 있었다.

다시 봐도 정말 완벽에 가까운 무대였다.

정연은 웃으며 말했다.

“나 혼자였다면 이런 공연 절대 못 했을 거야!
진짜 진짜 고마워, 얘들아.”

규만은 안도의 웃음을 지었다.

“세일러문은 이제 없던 일이야, 알지?”

형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너한텐 진짜 어울리는 무대였고,
네가 열심히 했으니까 그만큼 결과가 나온 거야.”

그 순간, 조용히 있던 수빈이 입을 열었다.

“…근데 얘들아… 나래도 쫌… 속상할 텐데…
아무도 말 한마디 안 하니까… 내가 다 미안하잖아…”

공기 중에 잠깐 정적이 흘렀다.
그걸 깨뜨린 건 다시 우덕이었다.

“아이 참~ 분위기 다운 시키지 마~
근데 괜찮아! 나래 무대도 녹화했어!”

아이들의 얼굴이 굳기 시작했다.

“진짜야? 우덕아, 설마…”
지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봐봐봐!! 이것도 내가 다 찍었어!!”

재생 버튼이 눌렸고, 화면엔
마이크 앞에서 당황하는 나래의 모습,
울먹이며 시도하는 입모양,
그리고 무대를 내려가는 나래의 뒷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지수는 그대로 우덕의 등짝을 후려쳤다.

“야!!! 너는 왜 꼭 이렇게 못된 장난을 쳐?!”

우덕은 웃으며 말했다.

“왜애~ 그냥 보여주면 안 돼? 어차피 쟤 했어도
영원한 사랑이랑 No.1 사이에 햄버거처럼 끼어서 다 잊혔을걸?
…그치 형준? 응? 형준?”

우덕은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 얘 어디 갔지?”


그리고…
정연도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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