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15.
"하이!"
"하이~"
"시험도 끝났겠다 뭐혀?"
"핸드폰~"
"잼 나냐?"
"별로. 오늘은 할게 별로 없어"
"어제 집에 놀러 온 친구랑은 잘 잤냐?"
"응응"
"머가 잼난냐?"
"음... 다"
"아빠한테 잼 난 얘기 좀 해줘 바"
"잼 난 거 없어"
"머야, 셤도 끊난는디"
"시험이 끝나니까 재미없어 ㅋ"
"그치"
"응"
"엄니랑은 어떻게 지내남?"
"엄니한테 들은 대로"
"엄마가 뭐랬는디. 난 모르는디"
"엄마가 아빠한테 말 안 했을 리가 없어"
""그럴 리가 있는디"
"쳇. 봐준다. 관계가 좋지 않아"
"머여. 티격태격하는 겨?"
"관계가 망했어"
"어떤디? 어캤는디 망했으까?"
"100% 내 잘못이라, 말하기 어려워"
"말을 혀야 풀리는디"
"앙대!"
"인정하면, 아니 말로 발설하면 빛이 돼 ㅋ"
"엄마한테 들었잖아! 못 들었으면 엄마한테 들엇!"
"말을 혀야 알 쥐. 난 몰러"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냐"
"고거이 뭔디. 거기서 출발 혀야지. 이건 이기고 지는 게 아니잖아"
"알아"
"나보다 더 잘 하면서"
"난 잘 모르겠어"
"함 운을 뗘봐"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모르겠어. 꿋꿋하지 못해"
"맞아 꿋꿋하지 못해. 그래서 연약해지는 용기가 필요 해"
"엄마랑 문제가 생겼는데 갑자기 내 인생에까지 문제가 생겼어"
"그래? 커졌네"
"너무 힘들어"
"뭐지. 그렇게 중대사야?"
"진짜 너무 힘들어"
"그게 뭥밍. 내가 도와줄게"
"... 그냥 누가 안아줬으면 좋겠어..."
"... 응 그렇구나. 웅우웅"
"괜찮다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아빠가 안아줄게"
"..."
"괜찮아 우우우우웅우웅웅"
"..."
"다시 시작하면 돼"
"..."
"진짜야 괜찮아"
"고마워..."
"고맙긴... 지금 기분이 어때?"
"근데 나 안 괜찮아!"
"그럼 그럼. 그럴 수 있어. 그래서 말하는 거야. 묻지 말고 가슴에, 참지 말고 입술에... 하지만 건드리기 싫은 것도 이해해"
"건드리기 싫은 것은 아냐. 너무 많이 깨달아서 안 건드릴 수가 없어"
"그래? 이미 수습이 된?"
"아니 아니"
"그럼 어떻게 할껴?"
"엄마랑 얘기는 했어. 엄마랑 얘기하다가 너무 많이 깨달았어."
"그래?"
"우리 딸이 뭘 깨달았을까? 궁금궁금~"
"내가 남의 눈치를 너무 많이 보는데, 그래서 뭐가 난지 모르겠어. 나 때문에 희생된 사람들도 많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뭐지도 모르겠고 너무 미안하고 내가 잘못한 거. 말이 이상한데 어쨌든 그래"
"왜 그런가 하나로 좁혀봐"
"?"
"아빠도 그 때문에 사십 년 넘게 고민했어"
"잘 보이고 싶으니까 눈치를 보는 거지~"
"네가 두려워하는 게 정말 뭐야?"
"내가 스스로 잘난 게 없는 거"
"아냐. 더 깊이"
"..."
"잘나고 싶은데...로 들리는데?"
"어떻게??? 아"
"사실 이것도 내 표현이고 정말로 너와 맞닿은 너 만의 표현이 있을 거야. 그걸 찾아봐. 어렵지 않아 의외로."
".... 어"
"말을 잘 찾아봐....?"
"스스로 잘난 게 없는 것은 아닌 거 같아"
"그치~"
"응"
"그래 다른 거야. 전혀. 종종 두려움 내지는 그 반대편에 일종의 교만이 있어. 그걸 니가 찾아야 해. 사람마다 다르거든"
"알았어"
"그런 다음 그걸 받아들이고 알아줘봐 스스로. 인정한다고나 할까"
"내가 원래 안 그랬거든... 그런데... 언제부터 그랬는지 알 것 같아. 아닌가?"
"아냐. 넌 원래 영특해서 잘 알아차릴 거야. 의심하지 말고 탁 찍어"
"그냥 모든 사람에게 다 잘 맞추고 잘 보이려고 했던 것은 6학년 때였는데 4, 5학년 때도 사실 두려웠어"
"그랬구나~ 근데?"
"근데 3학년 때는 제주도에 있었는데..."
"그치~ 전학 오기 전에 제주도에 있었지"
"3학년에 따돌림을 한번 받아서 그런가? 근데 그건 너무 어릴 때고..."
"그걸 어떻게 받아들였느냐가 중요 해. 그리고 그때 그랬으면 그냥 달래줘. 왜냐? 사람은 변하거든. 늘 변해요~"
"5학년 때도 한번 왕따에 대해서 집단 상담받을 때도 울었어"
"그랬구나. 그럴 수도 있어. 다시는 그러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
"맞아"
"달래줘야 해"
"동생도 그랬거든 그때"
"그랬구나~"
"응"
"그러면 그때 달래주지 못했다면 지금 달래주자!"
"그리고 또 하나 있었던 거 같아"
"?"
"그때 어떤 애가 나한테 짜증 나는 성격이라고 했어. 그 말이 아직도 기억나고 힘들어"
"지랄퉁"
"ㅎㅎ"
"씨 x 퉁"
"ㅋㅋㅋㅋ"
"병ㅊ똥. 개 병맛이다. ㅋ"
"ㅋㅋㅋㅋㅋ"
"그랬구나. 네가 힘들었구나~"
"응"
"그때 힘든 너를 막 달래주자!"
"그러자"
"지금도 안 늦었어"
"그래그래"
"그때는 힘들어서 말도 못했잖아?"
"응응"
"막 달래주자. 호오~ 아팠니? 지금도 딱지 져서 호오~"
"으아악. 고마워"
"고맙긴. 누구나 그래. 아빠도 그래. 다 그래"
"모르던 사실을 알았어"
"...?"
"응... 그렇게 까지 힘든지를 몰랐어. 다 괜찮아진 줄 알았어"
"맞아. 그래서 말 안 하면 평생 그래. 그러다 죽어. 그래서 그런 거 풀라고 아빠랑 엄마랑 같이 일하는 거야"
"난 사실 남 눈치 보는 줄도 몰랐어. 그냥 나를 회피하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그럼 그럼. 주의 깊게 안 살피면 몰라.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야만 알 수 있는... 지금은 어때?"
"눈물 나"
"그렇구나"
"사실 아빠랑 처음 이야기할 때부터 울었어"
"그랬구나~ 몰랐네"
"ㅎㅎ"
"좀 후련해. 너의 기분?"
"아직은 답답해. 눈물이 안 멈춰."
"그래 울어야 해. 울어도 돼"
"응응"
"끝까지 울어도 돼. 막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네 마음껏 울어도 돼. 펑펑. 네 속의 끄트머리 까지"
"..."
"..."
"아빠~ 다 운 것 같아"
"그래?"
"뭔가 비워진 느낌이야"
"와~"
"한 5 키로는 빠진 듯"
"호호 다이어트 시작?"
"ㅎㅎㅎ"
"곧 하노이에서 보자. 너의 실물"
"그래 나도 아빠의 다 타버린 어깨의 실물을 보고 싶다~"
"ㅎㅎㅎ 시커먼스"
"아빠~ 고맙구. 나중에 이런 일 생기면 또 연락할게"
"고맙긴. 얘기 나눠줘서 고마워. 또 연락해~"
"사랑해. 미안하구. 잘 자. 사랑해"
"사랑해요. 우리 딸. 굿 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