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oge Nov 19. 2021

두 번 쓴 글

며칠 전부터 컴퓨터 C드라이브의 저장공간이 부족하다는 경고문구가 떴다. 우선 D드라이브 하드디스크가 여유 있으니 이것을 사용하지 하고 미루어 두었다.


D 드라이브에서 며칠 동안 구상한 새로운 원고 작업을 했다. D드라이브에 안전하게 저장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작업을 거의 끝냈는데, 작업 중 이 파일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다. 나중에 알아보니 C드라이브에 클라우드가 연동되면서 C드라이브에 자동 저장하려던 파일이 저장공간이 없어 갈 곳이 없이 날아간 것이다. 공들여 작업한 파일이 C드라이브 하드 부족으로 없어진 것이다.


파일이 없어지니 평정을 찾기가 어렵다. 갑자기 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글자들이 공중으로 날아가고 있는 듯했다. 생각에 생각을 더해 작업한 내용인데,,,


간신히 나오지 않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다시 쓰면 더 좋은 원고가 되겠지하며 혼자말을 했지만 참기 힘든 화가 솟구친 것이 사실이다.


윈스턴 처칠이 “성공은 실패 속에서도 열정을 유지할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좌우된다.”  말한 것을 생각해내며 “원고를 다시 쓰면  좋은 것을 만들 수 있을거야. 아마 그러라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분명해!! “라고 되뇌고 있었다.


3년 전에 쓴 글을 다시 읽으면서 이 글을 두 번 쓰게 된 사연을 떠올렸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긍정을 먼저 생각한 것이 대견하기도 하면서 아마도 달리 방도가 없어 자기 합리화를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곤 씩 웃었다.


그래도 그때 글을 잃어버린 것이 화가 난다고 글 생각까지 내 던져 버렸다면 지금 이 글을 읽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어려운 상황에서 툴툴 털며 긍정적인 마음을 갖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후에 와서 보니 그 마음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힘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이전글 탈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