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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대체투자 (2)_에너지 저장 장치(ESS)편

에너지 저장 장치(ESS) 펀드를 통해 알아보는 대체투자 금융상식

슬기로운 대체투자(1)에서 기숙사 펀드로 글을 작성했다. 의외로 괜찮은 반응이라, 동기부여가 되어 1주일 만에 두 번째 이야기를 써본다.


0. 에너지 저장 장치(ESS) 펀드란?

이번 글에서 소개할 대체투자 상품은 에너지 저장 장치(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다. 부동산 섹터에 있을 때는, 잘 모르는 분야였는데 최근 관심을 가지고 보고 있다.


ESS는 단어 그대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시스템을 말하며, ESS펀드는 저장소에 모아둔 에너지를 약속된 제3자에게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고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형태다.


국내에서 전기 에너지는 한국전력에서 공급하나, 해당 기업에 대한 실질적 소유주가 국가이므로 공공재 성격이 강하다.

즉, 일반적으로는 전기 에너지 관련된 사업은 정부와 관련 기업 위주로 Play한다.

하지만 일률적으로 전기 에너지에 대한 통제를 중앙에서 하다 보니, 전기요금 정책이나 전기 공급량 등에 있어서 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전기 수요량이 적은 새벽에는 전기를 저장하고 전기 수요량이 많은 낮시간 대에 기존 생산하는 전력과 새벽에 저장해둔 전기를 공급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중앙에서 통제하는 시스템에서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이나, 관리 비용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더 복잡해진다.


그래서 이런 점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국가에서는 전력 수요자가 ESS를 통해 새벽 시간에 전기를 저장하여 낮에 사용하면, 요금절감 혜택을 지원한다.


즉, 전력 공급의 효율성을 높이고 싶은 정부의 니즈와 사용요금을 절감하고 싶은 기업의 니즈로 인해 ESS 상품이 만들어졌다.


1. 에너지 저장 장치(ESS) 펀드 구조

ESS펀드의 펀드가 기본적으로 투자자를 구하기 전에, 수용가와 펀드매니저와의 어느 정도 합의가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임차인이 구성되어 있지 않더라도 투자자가 투자에 참여하지만, ESS펀드는 수용가(부동산으로 치면 임차인)의 역할이 중요하므로 펀드 구성의 핵심이 된다.


아래의 펀드 구조를 보면서 각 주체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겠다.

1) 수용가: 수용가는 기본적으로 전력 사용량이 많은 철강, 반도체, 자동차 등의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수용가는 ESS로부터 직접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므로, ESS설치를 위한 공간을 ESS펀드에 제공한다.

또한, ESS펀드의 수익은 온전히 수용가에 의존하기 때문에, 수용가는 ESS설치 전에 최소 전력 사용량에 대해 보증한다. 이는 ESS펀드의 대출원리금 혹은 요구수익률의 일정 부분 수준으로 보증한다.


물론, 수용가가 호구는 아니다. 최소 보증량 이상으로 전력을 사용하게 되면 그 이상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분을 ESS펀드로부터 분배받는다.


즉, 수용가는 해당 구조에서 전력을 구매하는 소비자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책임을 분담하는 지분(Equity) 투자자이기도 하다.


2)ESS펀드(집합투자기구): ESS펀드는 ESS로부터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을 처리하고 사업 전반에 관여한다. 매분기 마다 해당 ESS로부터 발생한 수익에 대해 투자자에게 배당하고 펀드 수익률을 관리한다.


또한, ESS는 일반적인 부동산처럼 구체화된 매각금액을 추정할 수 없으므로, 만기일시상환이 아니라, 불균등상환으로 펀드의 잔여현금을 원리금 상환 재원으로 사용한다.

ESS펀드는 ESS의 소유주이지만, 설치 공간 등은 수용가의 소유이므로, 펀드 청산 시점에 ESS를 수용가에게 잔여 가치분으로 매각하기도 한다.


3)운영사(Operating & Maintenance): 운영사는 보통 ESS를 시공한 업체에서 후단 사업으로 받아오곤 한다. 운영사는 ESS펀드에 운영과 성능에 대한 보증을 제공한다.


- 운영보증: 운영사는 각 운영년도별 최소 가동일 수 및 최소 보장 가동 시간을 확약한다. 더불어, 가동률에 대해 보증하여, 사업 운영에 대한 안정성을 확약한다. 대체로 준공 이후 3~5년 후부터는 보장 가동 시간 및 가동 일이 줄어든다.


- 성능보증: 운영사는 연도별 목표 시스템 효율 및 열화율에 대해 계획하고 이를 보증한다. 시스템 효율 및 열화율이 높을수록 가동에 따라 많은 에너지가 저장되며,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즉, 운영사는 해당 ESS시스템을 구축한 것 자체에 대한 안정성을 보증한다.


2. 에너지 저장 장치(ESS) 사업구조

기본적으로 에너지 저장 장치의 사업구조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력 사용료가 저렴한 경부하 시간대(23시 ~ 9시)에 전력을 저장하여, 전력 사용료가 가장 비싼 최대부하 시간대(10시 ~ 12시, 13시 ~ 17시)에 사용한다.


이렇게 했을 시 최대부하 사용료-경부하 사용료의 가격차 즉, 스프레드(SP)를 통해 수익이 창출되는 구조다.


여기에 2017년 초 정부는 ESS 사용 확대를 위한 정책으로 전력 요금 별 ESS 특례요금제 혜택 제도를 발표하여 시행 중이므로, 경부하대 충전하는 요금에 대해 할인을 제공한다.


전력비용은 기본요금과 전력사용량 요금, 전력산업 기반기금으로 구성된다. 기본요금은 시간대에 상관없이 고정적으로 발생하는 요금이며, 전력 사용량은 위에서 말한 시간대 별로 차등되는 요금이다.


현재 정부 정책에서 ESS 사업을 했을 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ESS, 요금할인 혜택>


3. 투자자 관점으로 보는 ESS사업 투자

현재 정책에서 기본요금에 대해서 20년 12월 말까지 100% 할인해주므로, 어느정도 투자 수익성이 확보된다. 따라서 ESS펀드 투자는 현재의 혜택 조건이 연장되지 않는 이상 향후에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ESS사업을 바라볼 때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두가지 요인은, 최대부하-경부하 요금 스프레드 축소와 ESS의 물리적 손실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ESS사업에서 주요 수익원은 최대부하-경부하 요금 차이에 따른, 수익창출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부하 및 최대부하 시간대의 사용 요금 추이를 분석하고 적정한 수준으로 전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론, 지난 17년간 최대부하 요금의 하락은 몇차례 없었으며, 연평균 3.5%로 성장했다. 다만, 지난 17년간 최대부하-경부하 스프레드가 3차례 감소하였던 것은 다소 위험 요인으로 판단된다.


ESS에서 가장 큰 물리적 손실은 화재로 인해 발생한다. ESS는 소모재이므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자산가치에 대한 감소뿐만 아니라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치명적이다. 이미 여러 차례 ESS로 인한 화재 사고가 있어서, 투자자는 이에 대한 Risk 분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보험 가입을 통해 전손 했을 때의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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