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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나무 Oct 23. 2020

뛰는 놈 위에 날고 있는 집념의 영웅들

[‘차사순' 할머니의 기네스북 등재 기사를 읽고 -사진출처 연합 뉴스-]

얼마 전에 ‘52전 53기’라는 글을 브런치에 올린 적이 있다. 브런치에 올린 그 글은 과거 본인이 창작동화 습작 시절의 이야기를 회상한 글이었다.      


그때 어느 어린이잡지(가톨릭소년)사에서 매달 창작동화 추천제도가 있었다. 그때 난 그 잡지사에 무려 5년간 단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창작동화를 써서 응모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53번째에 가서 추천을 받게 되었다는 좀 부끄럽고 민망한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나의  집념(?)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던 이야기였다.


 여기서 자랑스럽다는 것은 단 한 달도 거르지 않고 응모했다는 어쩌면 부끄러운 나의  끈기와 집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이었다.


우연히 약 10년 전, 국내외 신문과 방송에 떠들썩했던 차사순 할머니(현재 78세)의 집념이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을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차 할머니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에 방송과 신문을 통해서 떠들썩했기 때문에 지금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할머니는 2005년도부터 운전면허시험에 응시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0년까지 무려 5년 동안 949번이나 면허시험에 떨어지는 고배를 맛보게 되었다. 필기시험에 낙방한 회수까지 합하면 959번의 시험에 실패를 거듭했던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960번째 시험에 당당히 2종 보통 면허증을 손에 쥐게 되었다.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이란 말인가! 실로 장하고도 존경스러우며 축하를 드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기사를 접하게 된 나는 새로운 각오를 하게 되었다. 차 할머니의 노력과 집념에 비하면 새삼 나 자신은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내가 자랑스러운 듯이 브런치에 ‘52전 53기’라는 제하의 글을 자랑스럽게 올렸던 글을 차 할머니에 비하면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며 명함조차 내밀 수 없는 일이었다.      


차 할머니의 노력에 비하면 나의 ‘52전 53기는 자랑거리가 아니라 창피하고 부끄러운 결과였으며 막말로 조족지혈에 불과한 일이란 것을 새삼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차 할머니는 결국 당당히 ‘959전 960기’란 자랑스러운 신화를 탄생시켰기 때문이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겠지만, 차 할머니는 면허시험에 합격을 하게 되자 그 해에 바로 현대자동차사에서 ‘달리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란 캠패인 광고에 출연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동차도 한 대 선물로 받았으며 ‘올해의 광고 모델상’ 수상자로도 선정되기도 하였다고 한다.     


또한, 뉴욕타임스에서도 ‘의지의 한국인’이라는 제목으로 차 할머니를 신문 한 면 가득 대서특필로 현대를 살아가는 부모님들이 자녀들에게 기억시켜야 할 ‘집념과 끈기의 귀감’으로  본받아야 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로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그리고 그런 존경스럽고 대단한 분들이 다른 나라도 아닌 우리 대한민국에 생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렇게 가슴 벅차도록 자랑스럽고 기쁠 수 없다.  

    

그렇다면 차 할머니의 그토록 강인하고 지칠 줄 모르는 무서을 정도로 위대한 집념은 과연 어디서 나오게 된 것일까?     

 

그건 보나 마나 우리나라 국민들의 위대한 국민성을 발휘한 결과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여기서 다시 잠시 우리나라의 국민성을 회고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국문학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국민성은 ‘은근과 끈기’라고 말하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일, 그리고 아무리 힘든 일이라 해도 도중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 뜻을 이루어내고야 마는 자랑스러운 성격을 지닌 국민이 바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민성이라 하겠다.       

그러기에 역사 이래 지금까지 950여 회의 전쟁을 치르긴 했지만, 그 전쟁을 모두 승리로 이끌어내고야 마는 끈기와 무서운 집념이 있었다. 그러기에 오늘날 우리 국민들이 당당히, 그리고 자랑스럽게 이 대한민국의 금수강산 옥토 낙원에 발을 딛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차 할머니처럼 한 번 마음 먹었다 하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무서운 집념과 노력!      

그것은 바로 다른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순수한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국민성인 ‘은근과 끈기’에서 비롯된 산물임이 틀림이 없을 것이다.      


누구나 가끔은 자신이 현재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일에 대해 그 누구보다도 자기 자신이 가장 뛰어날 것이라는 큰 자부심과 망상에 잠겨 보기도 한다. 그러나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은 항상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러기에 비록 남보다 좀 뒤떨어졌다고 실망한 나머지 결코 노력과 집념까지 버려서는 안 되겠다. 그럴수록 더욱 ‘은근과 끈기’의 저력을 힘껏 발휘해 보겠다는 강한 노력과 집념만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끝으로 차 할머니의 자랑스러운 기네스북 등재를 다시 한번 큰 박수로 축하해 드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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