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만을 바라보는 사람

책을 읽으면서 이상을 그립니다.

by 로지

책을 왜 읽는지, 읽으면 뭐가 달라지는 건지 가끔은 자문할 때가 있다. 과연 나는 책을 읽으면서 뭐가 얼마나 바뀌었을까?


생활은 많이 바뀌었다. 틈이 나면 책을 들고 있게 되었고, 아침 일과를 끝내고 나면 자연스럽게 노트북 앞에 앉는다. 이제 글을 써야 하는 시간이다. 무슨 글을 쓸지 하루 전부터 정하고 앉는 날도 있고 아무 생각 없이 백지인 머리로 하얀 화면을 마주하는 날도 있다. 어찌 되었건 스스로 정한 시간에 글을 쓴다.

이만큼 생활이 바뀐 것에 비해 행동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다. (마음가짐은 조금씩 바뀌는 듯 하지만 그것도 아직 멀었다.)




계속 같은 책만 읽는 것에 조금 지친 느낌이라 이 책 저 책 뒤지는 주말을 보냈다. 투어 끝에 잡고 앉은 책이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이다. 공교롭게도 첫 챕터부터 상대방을 비난하지 말라고 한다.


원래 인간은 남을 탓하지, 자신을 탓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 비난은 집비둘기와 같아서 언제나 자기 집으로 돌아오는 법이다. <인간관계론> P.28


책을 읽은 것을 얼마나 소화하고 얼마나 실행하고 있는지는 부끄러워 밝힐 수가 없을 지경이다. 비난은 아무 쓸모가 없다는 링컨의 일화를 읽은 지 꽤나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비난하고 원망하고 남을 탓하기 바쁘다. 멀리 남까지 갈 것도 없다. 당장 내 아이들에게도 '너 때문에'라는 말을 얼마나 많이 내뱉고 있는지.


일을 그만두고 전업 '엄마'가 된 것도 나의 선택이다. 다른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도 내 능력 부족이 원인이다. 누가 시킨 것도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매일 책을 읽겠다는 건 내 마음이다. 그 선택에 아이들의 의견을 구하거나 동의를 받은 적은 없다. 협박받아서 아이와의 유튜브 채널을 만든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어느 순간 '너 때문에...'라며 아이를 이유로 원망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선택했다면 책임을 지고 해내는 것까지가 모두 내 몫이다. 비록 아이가 아파 주업인 '엄마'의 역할이 더욱 많아진 오늘이라도 말이다.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부득이하다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비난과 원망은 나와 아이 모두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다. 쓰라린 상처만 남길뿐이다.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쓰지 않으면 마인드 컨트롤이 안되니 또 이렇게 주저리 글이 길어졌다.


"나는 누구도 험담하지 않습니다. 모든 사람의 장점만 말합니다."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처럼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항상 꿈은 원대하기만 하다. 실상은 꿈에 비하면 초라하다 못해 눈뜨고 봐줄 수 없을 지경이지만 이마저도 다잡지 않으면 볼 수 없을 모습이라 포기도 하지 못한다.


Photo by Kelly Sikkema on Unsplash


이렇게 근사하게 막둥이도 함께 하는 월요일을 포장해본다. 한 달을 끝내기 전에 다시 찾아온 고비인가. 인생은 매일매일이 위태위태하다. 그러니 더욱 오늘을 잘 살아야 하는 건지도.

부디 오늘 하루 아이들의 장점을 말하고, 함께해서 더욱 좋은 것들만 눈에 담을 수 있기를. 이기적인 엄마는 이렇게 스스로를 세워보려 부단히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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