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비디오 판독으로 무죄(?)가 입증되었다

운전이 중요한 회사에서 운전을 못하지 않는 직원이 되었다

by 최다함

"어르신들, 지난번에 다른 차랑 부딪혔잖아요? 제가 부딪힌 게 아니라 그 차가 우리 차를 받은 거래요."


지난주 월요일부터 어르신 주간보호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다. 주요 업무 둘이 있다면 어르신들을 차로 모시고 모셔다 드리는 운행과 어르신들이 센터에서 안전하게 지내시나 지켜보기이다.



본격적으로 운행을 시작하고 둘째 날에 접촉사고가 나 운전이 중요한 회사에서 초장부터 운전 못하는 직원이 되었다. 골목길에서 큰길로 나오며 큰길을 달리는 차 왼쪽 옆구리와 우리 차 앞 범퍼가 부딪혔기에 정황상 나는 당연히 내가 부주의로 상대차를 박은 거라고 생각했다.


'내일 보험사와 이야기하고 결과 알려드릴게요.'


상대차 그랜저의 경미한 스크래치는 보험 처리하고 제법 나간 우리 차 범퍼는 센터장님이 테이프로 때운 것으로 끝난 줄 알았는데, 쉬는 날인 토요일에 블랙박스 비디오 클립과 일요일에 다음날 결과를 알려주시겠다는 카톡을 보내셔서, 내가 돈을 내야 하나 내면 내지 하는 생각이 들며 마음이 씁쓸했었다.


"선생님, 센터장님께 들으셨지요? 선생님이 받으신 게 아니라, 정지했는데 상대차가 옆으로 받고 간 거래요."


월요일 출근을 하니 간호조무사 부원장님께서 내가 아직 모르는 사실을 말씀하셨다. 블랙박스 영상을 돌려보니 내가 멈추고 그 차가 옆구리로 우리 차를 받은 것이었다. 내가 멈춘 것과 충돌과는 분명히 갭이 있는데, 순간이라 나는 내가 그 차를 받은 거라 생각했다. 센터장님이 내가 쉬는 토요일에 보내주신 블랙박스 영상을 보았지만 워낙 순간이라 내가 멈추고 상대방이 받은 것을 나는 인식하지 못했다. 사실을 알고 보니 내 차가 멈추고 상대방이 받았다. 운전이 중요한 회사에서 입사하자마자 운전을 못하는 직원에서 운전을 못하지 않는 직원이 되었다.


"그놈이 그렇게 받고 소리를 친 거구나."


4번 할아버지 어르신이 지가 사고를 내놓고 그렇게 운전을 하면 어떠냐고 나에게 한창을 따지던 그 운전자를 그놈이라 부르셨다. 내가 오전에 모시는 네 분의 어르신에게 사회복지사가 아닌 운전기사로서 신뢰가 회복되었다.


우리 어르신들과 상대방 운전자가 아무 탈 없이 무사하고, 우리 차 범퍼는 나갔지만 상대차 그랜저의 스크래치가 경미한 것으로, 안전운전 경각심을 가지게 되었으니 좋은 경험 했다 생각하자 했는데, 결과적으로 내 잘못이 아니라 상대방 잘못이었다.


"어떻게 일은 힘들지 않아요?"


같이 일하는 요양보호사분들과 간호조무사 선생님께서 물어보신다.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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