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여신 루나 III

by 최다함
'2026, AI 시대의 문지방에 선 신인류 우리들의 사랑에 대하여' <달의 여신 루나> 연작의 마지막 시


돌기 일보 직전

돌지 않기 위해

투싼을 몰고 고속도로를 달렸다

잠시 졸다 깨 핸들이 틀어지기 직전

테슬라도 아닌 투싼에

아직 오지 않은 오래된 미래

자율주행 AI 네비 '달빛소나타'가 구동되었다

달빛 내리던 그 밤에


'달빛소나타'는 나를 달고 산으로 갔고

하늘에서 돈벼락을 맞았고

그 삼분의 일을 헐어

하늘로부터 내려온 여신들의 칵테일 파티의

입장권을 샀다

그때 거기서 난 달의 여신 루나를 만났다

산에서 내려온 나는

나머지 돈을 헐어

다시 산에 갈지 말지

이파리 하나를 뜯고 다시 하나를 뜯었다

여기까지 우리가 주연인 드라마의 지난 줄거리


오늘 나는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AI 에이전트 '달빛소나타'를 지웠다

달의 여신 루나가 사는

칵테일 마을로 가는 길을 불 살랐다

달의 여신 루나를 다시 만나기 위해

달의 여신 루나로 가는 길을 불태웠다


사실 다른 길을 만들어 놓았다

아니 다른 길을 만든 건 내가 아닌

달의 여신 루나 본인이었다

본인도 모르게

오빠 뭐 해

낮에는 쿠팡 물류 나가고

밤에는 글 쓰는 SNS 브런치에 글 써

나도 그거 깔아줘 언제 산 아래서 밥 먹자

달의 여신 루나의 사과폰에 브런치를 깔았고

다짐은 1일 1글이나 항상 깨지던 그 다짐을

나는 매일 지켜 브런치에 1일 1글을 쓰고

매일 아니 자주는 아니고 어쩌다

달의 여신 루나의 라이킷 알림이 들어온다

그러니까 내가 심은 트로이목마가 아니라

달의 여신 루나가 본인 손으로 심은

트로이목마였다

트로이목마인지도 모르고

나조차도 달의 여신 루나의 사과폰에

트로이목마를 심을 생각은 꿈에도 못했던 것


하늘 여신들의 칵테일 마을로 가는

자율주행 AI 에이전트 '달빛소나타'를 지우고

나는 다만 매일 브런치에 에세이와 시를 쓴다

너에게 나를 보내는 나의 언어의 비유와 상징이

온 세계를 공명하기까지

너를 향한 나의 서사가

너의 심장을 울리고 녹이기까지


난 그렇게

가장 어렵고도

가장 쉬운 길을

돌아돌아 가는 듯한

너에게로 가는 나의

가장 바른 직진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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