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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Oct 13. 2020

왕대추를 따러 온 동생 아들 다솔이

할아버지가 되신 아버지께 손자 다솔이가 최고 기쁨입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아버지와 둘이서만 농장에 나가 왕대추를 열심히 땄다. 어머니는 집에서 일하시고, 아내는 한국어 수업을 온라인으로 들었다. 아내는 논산다문화센터에서 하는 한국어 프로그램에 온라인으로 참여하고 있다. 작년에는 우리가 논산에서 살아서 논산다문화센터에서 한국어 프로그램을 들었는데, 올해는 수원에서 지냈지만, 코로나 사태 때문에 오프라인 수업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됨으로써, 논산다문화센터로부터 온라인으로 수강하고 있다. 지난주는 왕대추 일을 하느라고, 아내가 한국어 수업을 듣는다고 말 조차 꺼내지 못했다. 나는 어머니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화수목 오전은 아내 에미마가 한국어 수업을 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한국어 수업을 들으라고 말씀드린 게 아니라, 화수목 오전이라도 그렇게 한국어 수업을 듣게 해야, 그동안은 아내가 농사로부터 집안일로부터 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 오전에는 아버지와 나 둘이서만 농장에 가서, 오전 내내 열심히 땄다. 평소에는 살살 땄는데, 아버지께서는 오늘은 내가 아버지보다 세 배는 더 땄다고 기뻐하셨다. 내가 열심히 일하여 어머니 아버지가 기쁜 만큼, 아내 에미마는 내가 장염으로 입원하여 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고, 맹장 수술하여 실밥을 푼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 종일 육체적이고 정신적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대단히 수심이 깊다. 오빠 쉬어야 하는데, 오빠 쉬어야 하는데, 하며 아내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 아내가 원한다고 하여 내가 쉴 수 없는 것은, 내가 쉬면 아내가 그만큼 더 일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열심히 일하면 일할수록 아내가 할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 부부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오전에 열심히 따고, 오후에는 오늘도 왕대추를 열심히 분류했다. 오늘 오전에는 가장 예쁘게 달린 3번 밭은 따지 않았다. 나의 조카이자, 나의 부모님의 손자이며, 내 동생의 아들인 아가 다솔이가 오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아직 일 년도 되지 않은 아기인데, 다솔이가 대추를 따러 온다고, 아버지께서는 손자가 딸 대추를 남겨 두셨다. 동생 부부가 아가 다솔이를 데리고 농장이 있는 시골집에 놀러 와서, 가장 예쁘게 익은 대추를 팔기 위해서 따지 않고, 아직 대추가 뭔지 알지도 못할 아가를 위해서 남겨 두었다. 그것이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이다.



두 시 반 즈음 다솔이와 동생 부부가 집에 도착했지만, 우리는 그때부터 다솔이와 놀아줄 수 없었다. 오늘 오전에 딴 대추를 부리나케 정리하여, 오후에 우체국이 문 닫기 전까지 가져다주어야 다음날 왕대추가 무사히 배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 먹고 정리하고, 오전에 밭에 나가 내내 왕대추를 따고, 집에 돌아와서 점심을 먹고 정리하고, 오후 내내 왕대추를 분류하고 박스에 포장하여, 우체국 문 닫기 전까지 우체국에 가져다 일일이 송장을 붙여 택배 발송을 하고, 집에 돌아와 저녁을 준비하여 먹고 정리하고, 상품성이 없는 대추를 잘라서 건조하여 건대추를 만들고, 가족끼리 모여서 가족 예배를 드린 후에, 방에 들어가서 내일을 위해 잠에 드는 것이, 10월 한 달 일 년의 수확을 하는 우리 왕대추농장의 일상이다. 이번이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마지막 한 달일 것 같아서, 우리는 더더욱 열심히 부모님을 도와드린다. 왕대추 수확을 마치고 수원 집에 돌아가면, 아내와 나는 본격적인 우리의 일을 찾아서 우리의 길을 찾아 나설 것이다.





내가 되고 싶은 것은 사실 출판사 사장이 아니라 작가이다. 그런데 작가로서 평생 경제적 자유를 누리려면, 작가 하나로서만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1인 출판사를 만들어, 내 책을 내고 다른 이의 책을 내주는 출판사를 만들려고 한다. 물론, 첫 번째 책은 나의 출판사가 아니라 브런치 출판 프로젝트의 대상 10명 안에 선정이 되어, 브런치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역량 있는 출판사를 통해서 출판하고 싶다.



사실, 출판사 회사를 운영하지 않고, 오로지 글만 써서 먹고살 수 있다면, 사실 회사를 차릴 이유가 없기는 하다. 출판 프로젝트에 선정이 되고 잘 풀리면, 작가로서만 살아가면 더할 나위가 없다. 작가로서만 살아간다는 것이 고전적인 방식으로 책 인세만을 받아서 살아간다는 것은 아니다. 종이책도 내고, 전자책도 내고, 강연도 다니고, 북콘서트도 하고, TV 출연도 하고, YouTube도 하고, 등등으로 수입을 다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내 책을 번역하여 해외에서도 출간하고 말이다.



1인 출판사를 하면서 나의 출판사의 대표작가가 될 것인지, 아니면 오직 책만 써서 그 책들을 가지고 다니면서 활동하면서 밥 먹고 사는 전업작가가 될 것인지, 그 길을 정해놓지 않았다. 그냥 일단 이 길을 가보는 것이다. 마흔한 살을 파란만장하게 살면서 깨달은 한 가지는, 내 인생은 내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결정할 수 있다 하더라도, 내가 내 인생을 결정하는 게 가장 좋은 길은 것은 아니기도 하다. 가봐야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글을 써야 하는 시기에, 나는 논산 시골집 왕대추농장에서 왕대추를 따고 있다. 부모님을 도와드리기 위한 마음도 있지만, 내 적성에 맞는 내가 선택한 일은 아니었지만, 아버지께서 은퇴 후 귀농하셔서 이 농장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시골에서 내 평생직장을 만들어 주시기 위해서였기 때문이다. 아버지께서는 내가 할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하고 싶은 길을 가라고 하셨지만, 내가 선택할 선택지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작년 2019년에는 아버지를 따라 논산에서 왕대추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실, 나는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원 집에서 하고 일단은 쉬면서 지내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었지만, 나를 사랑해서 나를 위해서 하지 않으셔도 되는 일을 시작한 부모님을 거스를 수가 없었다.



올해 국비지원으로 출판 편집디자인 직업교육을 받으려고 했던 처음 동기는, 사실 취직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다.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으면, 왕대추농장에 평생 코가 꾀어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나는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렇게 있다가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일단 국비지원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것에 적을 걸어두고,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을 여유를 확보한 후에, 내 글을 써서 직업훈련이 끝날 때까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독립적인 삶을 사는 것이 나의 희망사항이었던 것이다. 고용훈련을 받으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내가 선택한 출판 편집디자인 과정이 너무 재미있어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글쓰기는 밀어 두고, 직업훈련과 구직활동에 전념했지만 말이다. 직업훈련과 구직활동을 하면서 내가 깨달은 바는, 내가 아무리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내도, 절대로 취업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식한 것뿐이다. 내가 더 열심히 준비해서 더 좋은 실력을 갖추어도, 이 분야에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계속 구인공고가 남에도 불구하고, 나보다 더 당장 투입돼서 더 빠르고 정확한 결과를 낼 디자이너들이 즐비하기 때문에, 또 내가 실력이 탁월해져도 내 나이가 회사 사장보다 팀장보다 많아 부담스럽기 때문에, 절대 취업 불가라는 현실만을 나는 깨달았다. 다만, 내가 내 출판사를 만들어, 책과 유튜브를 보며 공부하면서 내 스피드대로 하면, 좋은 북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은 들었다. 또한 3년만 디자인에 미치면, 어느 디자이너 이상으로 결과를 뽑아낼 수 있어서, 1인 출판사 회사 일 외에도 프리랜서로 부수입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런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작가이다. 작가 이 하나의 일에 올인해도 될까? 잘 모르겠습니다. 나도 내 길의 끝을 알지 못한다. 그냥 일단 가 보는 것이다. 작가가 되던지, 내 1인 출판사를 차려 출판사 사장을 하면서 내 출판사의 대표작가를 할 것인지, 그것은 가봐야 알겠지만, 무엇이 되었든 적절한 시기에 아내 에미마와 함께 신학 대학원에 가서 신학을 할 것이다. 그래서 작가로든 출판사 사장으로든 내 일을 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내며 살아갈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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