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hi Feb 21. 2024

[발리/우붓] 어떤 요가원이 나에게 맞을까

우붓에서 가장 유명한 '더 요가 반'

요가의 천국 발리-우붓

창구에서 다녀온 요가원에서 한번 실망을 한 뒤라 조금 더 조심스러웠던 우붓에서의 요가원 선택. 그래서 가장 유명하고 크다고 소문난 곳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네이버 검색은 잘하지 않는 나로서는 친구들의 추천만이 나의 검색처였다. 몇몇 외국 친구들이 꾸준히 소개해주었던 '더 요가 반'


우붓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오전 수업을 들으러 갔다. 유명세만큼이나 요가원 입구에는 몇 대의 ATM기가 있었고, 그것 만으로도 규모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입구를 따라 들어가니 숙소와 카페 등의 부대시설이 나왔고 그 중심에는 요가 샬라가 있었다. 1층에서 QR코드로 신상 정보를 간단히 입력하고 데스크가 열리기를 기다렸다. 샬라 바로 앞에는 카페 등의 부대시설이 있어서 나른히 시간을 보내기도 좋아 보였다.



더 요가 반

수업이 시작되기 전, 데스크가 열리고 나는 바로 이어지는 수업 하나를 결제했다. 150K 루피. 한국과 크게 다를 것 없는 수업료. 결제가 끝나자 손바닥에 가볍게 잡히는 돌멩이 하나를 건네어 준다. 수업을 등록했다는 표식 같은 것인가 보다.

데스크 바로 앞에서 우연히 싱가포르에서 온 한국인 언니를 만나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곳에 다시 오기 위해 싱가포르에서 날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언니에게서 몇 개의 수업과 선생님을 추천받았다. 우붓에서 더요가반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니, 선생님과 수업의 퀄리티는 말하지 않아도 알겠다.


이날 내가 들은 수업은 '파워 요가'. 이름에서부터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지기도 했고, 그동안 여행을 핑계로 수련을 게을리한 탓에 뜨겁게 근육을 달구기에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돌멩이를 내고 2층으로 올라가니 펼쳐진 넓은 샬라. 규모만큼이나 사람들로 가득했다. 사실 처음 경험해 보는 대규모 수련. 나는 요가 수련을 한 기간에 비해 다른 요가원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여러 나라의 요가원을 방문하며 각국에서 온 사람들과 수련하는 것이 꽤나 흥미롭다.


왜인지 모르지만, 한국에서 처음 가게 된 요가원에서 줄곧 요가수련을 했고, 다른 요가원은 시도를 해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괜히 다른 요가원에 가면 선생님을 배신하는 느낌이 들었달까.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나의 좁은 식견이었던 것 같다. 조금 더 일찍 다른 요가원을 경험해 보았더라면, 나의 초기 요가강사 시절이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제라도 여러 수업을 듣고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다행이다. 그동안 나도 모르게 느끼고 있던 중압감이 조금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


수업이 시작되기 전, 나는 가운데 즈음에 자리를 잡고 가만히 앉아서 다른 이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것을 바라보았다. 매트를 깔고 몸을 풀고 있는 사람들과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 모습. 내가 이곳에 와있다는 것이 꿈처럼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수업이 시작되자 굉장히 밝고 강한 에너지를 풍기는 Paul Teodo. 그의 목소리는 마이크 선을 따라 스피커에서 울려 퍼졌다. 한 시간 반가량 진행된 수업은 파워풀한 빈야사 플로우 느낌이었다. 그의 수업이 익숙한 사람들은 이미 그의 플로우를 아는 듯했고, 몇 번의 플로우를 함께 반복한 뒤에 각자의 호흡 리듬에 맞게 따라 하는 방식이었다. 파워풀하긴 했지만 과하지 않아서 몸을 풀기에 좋았고, 사람마다 숙련도에 따라 각자의 아사나를 더하는 것도 자유로웠다.


다만 규모가 큰 수업이었다 보니 선생님 또는 다른 도반(함께 수련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들과의 유대감을 느끼기는 어려웠다. 나로서는 수업의 방식과 난이도도 중요하지만 함께 호흡하며 공간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이기 때문에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만약 이곳의 작은 샬라에서 진행이 되는 수업이나 인요가 등 다른 수업을 들었다면 나의 니즈에 더 맞았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에 다시 이곳에 온다면 만트라 명상 혹은 인요가, 젠틀 플로우 등 다양한 수업을 접해보고 싶다. 이번의 요가수련도 공간이 주는 압도적인 아우라와 사람들의 에너지를 받아오기에는 충분했으므로 굉장히 만족스러운 수업이었음에는 틀림이 없다.


https://www.theyogabarn.com

이전 13화 [발리/창구] 오늘은 또 뭘 해야 하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