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웠던 지난날을
다시 걸을 수 있겠냐는
당신의 말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그 길을 걷게 한 당신이
잠시 야속했지만
함께 걸었기에 잘 지나온 날.
당신의 사랑이 나보다는
여전히 위에 있었습니다
이제 와 지나온 날 널어 두고 보니
얕은 바람에도 펄럭이는 고된 삶의
편린들이 어느새 미소를 담아냅니다
겨우내 움츠렸다가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씨앗들의 희망의 눈부심을
닮은 미소가 입가에 번집니다
삶의 희로애락을 견디고 누리는 법을
웃으며 조금씩 알아갑니다
함께 걷자고 내미는 손을 다시 붙잡습니다
삶을 사랑하는 당신을 보며
내가 걷는 이 삶도 더 사랑하렵니다
함께 가는 길이 더 멀리 간다는
당신의 인내의 사랑을 믿고
서로를 토닥입니다
그렇게 우리 노을빛처럼
고요히 익어 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