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직장은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로 일하기 시작한 곳 그러니까 첫 직장은 지역아동센터였는데 대학생 때 지역아동센터로 실습을 나갔던 적이 있었고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싫어하는 편은 아니어서 적응하는 데는 어렵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며 자신감이 가득 찬 상태에서 출근하게 됐지만 현장은 실습하고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 이유는 맨 처음으로 만나게 된 아이의 질문 때문이었는데 그 질문은 바로 '세상은 언제 멸망하냐'는 것이었다. 순간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서 잠시 멍 때리다가 '아직은 멸망하지 않는다'라고 대답했으며 좀 더 친해지고 나면 그때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친해지면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느 정도 친해지고 나서 이 질문에 대해 묻게 됐을 땐 멸망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에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흥미로웠던 것도 없고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많이 힘들어한 상황이라 멸망을 원하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하고 싶은 것도 생겼고 가고 싶은 학교가 있다고 말하는 걸 보고 조금이나마 삶에 대한 의지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맡게 된 아이는 학교와 센터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였다. 학교에서는 창문을 깨거나 싸우는 일이 잦았고, 센터에서는 동생들과 싸움을 하고 프로그램 참여도도 낮은 편이라 방치를 하는 아이였다.
방치를 한 이유는 위에 언급했듯이 프로그램 참여도도 낮았고 툭하면 싸우기만 해서 원장님도 이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하면서 한편으로 무서워서 방치를 하는 것이라 듣게 됐는데 당시의 나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아이가 센터에 올 때마다 "안녕? OO아 오늘은 어떻게 보냈어?", "오늘 기분은 어때?"라고 말하며 먼저 다가가게 됐다.
그 결과 아이는 나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됐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나에게 털어놓으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묻게 됐다. 고민 중 하나는 화가 나면 어떻게 참아야 하냐고 물었던 것이었고 나는 그 질문에 화를 내기 전에 먼저 왜? 화가 나는지 생각해 보라고 했다. 그 상황을 다시 생각하다 보면 굳이 화를 낼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고 알려주었는데 아이는 내가 알려준 걸 그대로 실천하며 화도 덜 내고 싸우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러다 계약 만료로 인해 퇴사하기 전 날, 아이가 마지막으로 할 이야기가 있다며 내게 자신의 꿈에 대해 이야길 해주더니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유일하게 선생님만이 관심을 갖고 먼저 다가와줬다고 말하며 정말 감사하다고 말해줬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아이와 친해지기 위해 먼저 다가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더라도 이때를 기억하며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회복지사로 처음 일하게 된 지역아동센터
힘든 일이 많았지만 아이들을 보며 힘을 얻었고,
지금도 종종 힘들 때마다 이때를 추억하며 다시 힘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