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을 돌아보고
사심 가득히 인터뷰를 다녀왔다. 전통자수를 10년 간 하시고 현재는 일상복에 한국적인 미를 접목시켜 만들고 계시는 대표님께 인터뷰를 요청드렸다. 외유내강인 분이라 느껴져 반복해서 불안한 내가 적용할 수 있는 작은 힌트라도 얻을까 싶은 마음이 컸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인생 이야기를 듣고 나오니 4시간이 훌쩍 지났고 힌트도 발견했다. 대표님 또한 40년 간 자아실현을 고민하고 찾아오셨다. 지금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 더 길게 고민하셨다니 역시 내 일은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모두가 짊어지고 있나 보다. 그렇게 나만 이렇게 혼란하고 힘든 건 아니구나 위안을 얻었다.
그러면서도 전통 자수를 10년 동안 할 수 있었던 건 본인이 무슨 일이든 끈덕지게 하는 사람이라 그렇다는 답변에 그저 부러웠다. 나는 그런 힘이 있는 사람이던가 스스로 질문했다.
나는 어떤 일을 10년 동안 할 수 있는 사람일까? 10년 뒤에 내 모습은 어떨까?
문득 10년 전 나와 10년 간의 나를 떠올린다. 2015년의 나는 대학생이었고 자신감 넘치게 취업을 준비하던 취준생이었고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돌아보면 취업을 준비했던 기간만큼 글을 써온 사람이다.
지금 나는 어떤 사람인지 모호하고 불안했는데 답은 단순했다. 나는 '글을 쓰는 사람'이다. 내가 좋아하는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으니 지금의 나를 보면 미래의 나를 알 수 있다.'는 문장은 또 이렇게 나에게 왔다. 미래의 나 역시 글을 쓰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믿으면 된다. 나를 믿자. 2035년의 나는 불안과 고민을 쉽게 이겨내고 확신도 가지고 있을 거다. 단단해질 나를 위해 끈덕지게 글을 쓰자. 나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