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서 따라나서는 동우를 시장에 데려갔다. 김을 사는데 할머니가 구운 김에 밥을 싸주셨다. 동우는 아까 밥을 먹었으면서도 더 들어갈 배가 남았는지 냉큼 받아먹었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 김밥 재료와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진 도시락통을 샀다. 돌아가는 길에 입구에서 핫도그 하나씩 입에 물었다. 나 역시 더 들어갈 배가 남아 있었던 모양이었다.
동우는 즐거워 보였다. 같이 장을 보고 군것질을 하는 일상이 마냥 좋은 것처럼.
“내일 누나가 김밥 싸줄 테니까 가져가.”
동우가 눈을 깜빡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를 보면 측은했다. 다른 애들은 엄마가 싸준 김밥을 먹을 때 혼자 사 갖고 간 김밥을 먹으면서 기분이 어땠을지. 동우와 나를 동일시하게 되는 마음을 떨쳐낼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가 식재료를 냉장고에 넣어두고 동우를 학원에 데려다주었다. 알바하러 가면서 김밥 싸는 법을 핸드폰으로 검색했다.
일하면서는 가급적 핸드폰을 보지 않기로 했다. 슥 다가와서 뭘 보냐고 할 게 뻔한 사장 때문이었다. 사장은 남일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았다. 그러니 내가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가게로 돌아가자 사장이 내 얼굴에 묻은 빵가루를 슥 떼주었다.
“으이그, 뭘 이렇게 묻히고 다녀. 어린애도 아니고.”
나는 민망해서 손등으로 볼을 문질렀다. 웃고 있는 사장 앞에서 앞으로 조심할 일을 추가로 기억해두고 있었다. 절대 핸드폰 하지 말 것, 손님한테 친절한 얼굴로 웃으며 대할 것, 점심 먹고 돌아올 땐 꼭 얼굴을 확인할 것.
이쯤 되니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좋은 사장 같다는 처음의 생각은 너무 섣부른 판단이었음을 깨닫고 있었다.
*
알바를 끝내고 편의점에 들러 과자와 음료수를 샀다. 새벽에 일어나 김밥을 싸야 해서 집에 가자마자 씻고 잠자리에 들었다.
꿈을 꾸었다. 소풍 전날 울면서 잠들었던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꾀병을 부리려고 했다. 그런데 엄마가 출근한 걸 알고 결국 김밥을 사러 갔다. 어깨가 축 처진 나를 지금의 내가 지켜보다가 꿈에서 깨어났다.
한동안 현살감이 없어 멍한 채로 있었다. 살짝 맺힌 눈물을 닦고 시간을 확인했다.
【전자책 미리보기 연재】
2025년 7월 21일 전자책으로 출간된 도서입니다. 온라인 서점에서 완결까지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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