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이면 웃는 낯으로

by 다경린

“뭘 그렇게 놀라.”

“죄송해요.”

“죄송할 것까지야. 그냥 궁금해서 본 거야.”

스마일 가게 이름처럼 사장은 언제나 친절하게 웃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알바생 편의도 잘 봐주고 지각해도 다음에는 늦지 말라면서 좋게 넘어가 줬는데 대체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쓸데없는 생각을 지우고 말을 꺼냈다.

“사장님.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뭔데?”

“제가 점심시간에 자꾸 지각을 해서요. 그냥 한 시간 더 쉬는 게 어떨까 하고요.”

안 그래도 계속 마음에 걸렸다. 제대로 쉬지 못하고 바쁘게 뛰어다니는 것도 못할 짓이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시간을 늘리는 거였다. 물론 허락을 받아야 가능하겠지만, 사장의 입장에서도 그게 낫지 않을까 싶었다.

“음…… 안 그래도 궁금했는데 말 나온 김에 한번 물어보자. 대체 점심시간에 어딜 그렇게 다녀오는 거야? 이유를 들어보고 합당하면 시간 조정해 줄게.”

“그게, 집에 다녀오느라…….”

“집에?”

“동생이 기다려서요.”

“동생이 있었어? 몇 살인데?”

“아직 초등학생이에요.”

나는 어쩔 수 없이 동우를 동생으로 둔갑했다. 차마 집주인 아들을 봐주고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차가운 은테 안경 너머로 사장이 나를 유심히 보았다. 괜히 찔리는 마음에 설명을 보탰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간식을 챙겨줘야 해서요.”

“부모님은 뭐 하시는데? 아, 맞벌이하시는구나.”

“네. 두 분 다 많이 바쁘세요.”

“그랬구나. 그럼 하영 씨가 걱정될 만도 했겠네.”

사장은 그제야 궁금증이 풀린 얼굴이었다. 그리고 시간을 조정해 주었다.

“오케이. 그런 사정이 있다면야 당연히 편의를 봐줘야지.”

“정말요? 감사합니다, 사장님.”

“대신 그 시간에 동생하고 밥 맛있게 먹고 제대로 충전해서 돌아와야 해. 알바하면서 피곤해하는 얼굴로 있으면 손님들 보기에도 그렇잖아.”

“아…… 죄송해요. 주의하겠습니다.”

“기왕이면 웃는 낯으로 대해야지. 안 그래?”

“네…….”

사장이 나를 보며 웃었다. 그 웃는 낯의 기준이 본인인 것처럼 따라 해 보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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