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해볼게

by 다경린

“나 검도 배우는 거 알아서 아무도 못 덤벼요.”

설마 그거 때문에 검도학원에 다니는 건 아니겠지.

“엄마가 맞지 말고 때리라고 학원 끊어줬어요.”

나는 어떤 식으로 반응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그 어머니의 교육관이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것만큼은 당부해 두고 싶었다.

“동우야. 행여라도 그러지 마. 누나도 잘은 모르지만 검도는 예를 중요시한다고 들었어.”

“이상하다. 사범님은 그런 거 안 알려줬는데.”

“알려주셨을 거야. 네가 못 들은 거겠지.”

“아닌데. 나 되게 열심히 들었는데.”

나는 산만한 아이가 흘려들었거나 놓쳤을 거라고 생각했다. 설마하니 검도를 싸우는 데 써먹으라고 가르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아줌마의 입장은 달랐겠지만. 그런데 동우의 표정이 정말 억울해 보였다.

“진짜 못 들었어?”

동우는 그렇다고 말했다.

“사범님이 안 가르쳐 주신 거야?”

자기 말이 맞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연신 끄덕거렸다.

“그랬구나. 미안해. 누나가 잘못 생각했어. 네가 못 들었다면 그게 맞는 건데, 그치?”

그제야 마음이 풀린 것처럼 보였다.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을 단지 어른이라는 이유만으로 믿었고, 얼마 되지 않지만 대화를 나누고 같이 밥을 먹었던 동우의 말을 믿지 않으려고 했다. 그랬던 사실이 미안하고 부끄러웠다.

“동우,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내일 누나가 만들어줄게.”

망설이던 동우가 말을 꺼냈다.

“누나 자동차 만들 줄 알아요?”

“자동차?”

동우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보여주었다. 자동차 모양의 주먹밥을 보고 당황했지만 도전해 보기로 했다.

“잘 만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해볼게.”

“진짜요?”

“응. 대신 조퇴하지 말고 수업 다 듣고 와. 알았지?”

동우는 비밀을 들키고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그리고 마지못해 끄덕인다.

“누나랑 약속해.”

새끼손가락을 걸어 약속했다. 잘했다는 의미로 머리를 쓰다듬자 동우의 귀가 빨개졌다. 그러면서도 입은 좋아서 웃고 있었다.

보모 역할을 하기 싫어했던 내가 어느새 그 일을 하고 있었다.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떠올리는 일상이 어느덧 자연스러워지고 있었다.

*

가게에 손님이 없었다. 조용히 핸드폰 사진을 넘겨보고 있었다. 비품 창고에 들어갔던 사장이 언제 나왔는지 소리도 없이 다가왔다. 나는 깜짝 놀라 핸드폰을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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