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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너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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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달콤한복이
Dec 26. 2022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사과)
엄마는 왜 배가 튀어나왔어?
심쿵)
맞아. 우리는 배가 이렇게 날씬한데.
|
참나... 너네 낳느라고 이렇게 됐지. 엄마도 너네처럼
날씬했거든? 엄마도
예전에는 가벼워서 막 날아다녔는데..
사과)
엄마 날 수 있었다고? 진짜야? 어떻게?
심쿵)
엄마는 날개도 없잖아!
순간 또 장난기가 발동했다.
| 이건 비밀인데 얘기할까 말까? 다른 사람은 절대 알면 안 돼. 약속 지킬 수 있겠어?
반짝반짝 눈동자들이 애타게 내 입만 쳐다보고 있었다.
| 있잖아
사실
...
엄마 요정이야. 지금은 아니지만 결혼하기 전까지 요정이었어.
내가 생각해도
뜬금없지만 그냥 가볍게 던졌다. 심쿵이는 그렇다 쳐도 사과는
곧 8
살인데 설마 이 말을 곧이곧대로 믿을까 싶었다. 그래서 편하게 그냥 말했다. 그런데..
.
심쿵)
진짜야?
사과)
그럼 날개는 어디 있어?
| 날개는 없어졌어.
원래 요정은 사람이랑 결혼하면 안 돼.
근데 엄마가
아빠랑 결혼하는
바람에
날개가
없어진 거야.
사람들한테
요정인걸 들키면 위험해지거든.
그래서 말인데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아빠한테도. 어른들이 알면 절대로 안돼.
사과)
알겠어 엄마. 근데 아빠가 알게 되면 어떻게 되는데?
| 아빠가
알게 되면
엄마등에서
바로
날개가 자라날 거야. 날개가
돋아나는 순간
엄마는 다시 요정이 되는 거야. 그럼 요정나라로 돌아가야 해. 요정은 이곳에서 살 수가 없어.
사과)
혹시 그렇게 되면 우리도 데리고 갈 거지?
| 엄마도 그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 사람은 요정나라에서 살 수가 없어.
사과) 그럼 절대 들키면
안 되겠네...
야
,
이심쿵. 너 조심해!
떠오르는 대로 하는
말인데
아이들이
꽤
집중해서 들었다. 그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흥미로워서 조금 더
해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앞다투어 질문을 쏟아냈다.
사과
)
엄마도 팅커벨처럼 연두색옷이었어?
심쿵)
엄마, 날개는? 날개는 어떻게
생겼는데
?
사과
) 엄마도 마법 부릴 수 있는 거야?
심쿵
)
요정은 뭐 먹고살아?
| 요정은 하루에 딱 한번, 새벽에 꽃잎 안에 맺힌 이슬을 먹고살아. 이슬을 마시면 온몸에서 반짝반짝 빛이 나는데
하루종일 그 빛을 쓰고 나면 밤에는
빛이 약해져.
그럼 자고
일어나서
새벽에 다시 이슬을
마셔야 하고. 그래야
날아다닐 수 있어
.
사과
)
핸드폰
충전하는 거랑
비슷한 거구나?
| 그렇지. 근데 엄마는 이슬이 너무 맛이
없었
어. 처음 여기 왔을 때 맛있는 음식이 너무 많아서 돌아가기 싫을 정도였다니까.
심쿵)
아 그래서 엄마가 그렇게 많이 먹는 거구나.
|
큭... 큭큭큭큭.
그리고
요정은
마법을 부리는 게 아니야. 요정마다 할 일이 정해져 있을 뿐이야.
어떤 요정은 비를 내리게 하고 또 어떤 요정은 바람을 만들어
.
엄마는 꽃을 피우는 요정이었어.
사과) 우와! 엄마 꽃 진짜 좋아하잖아! 좋아하는 일 걸렸네?
| 응!
그리고
요정들도 사람처럼
옷이
많아서 매일매일 갈아입어.
팅커벨은 그림이라서 옷이 하나인 거야.
요정들의
날개는
우리 얼굴이
다
다른 것처럼
요정마다
조금씩
다르게 생겼는데
엄마껀
조금 크고 동그랗게
생겼어.
비눗방울처럼 투명한데 무지갯빛이 났어
. 테두리는 연한 금색으로 반짝거렸고.
아!
진짜 예뻤는데... 너희한테도
보여주고 싶다...
사과)
사진 없지?
볼 수 있는
방법 없어?
사진은 없어.
나중에
날개가 자라나면
그때
보면 되지.
사과)......
날개가 다시 생기면 요정으로 돌아가야 된다고 했잖아.
안 봐도 괜찮아
.
그냥 상상해 볼게.
심쿵)
힝..
.
난 보고 싶은데...
사과) 절대 안 돼. 엄마는 우리 엄마로 있어야 돼.
알겠지?
그날 밤 아빠가 안방에
들어가는
걸 확인하고는 소곤거렸다.
사과)
엄마 그런데 친구들은 어른이 아니니까 얘기해도 되지?
친구들한테 엄마가 요정이라고 자랑하고 싶어.
| 안돼. 친구들이 집에 가서 엄마아빠한테 얘기할 수도 있잖아.
(친구부모님이 알면 절대 안 돼! 엄마 부끄러워ㅋㅋㅋ)
사과) 아 그러네...
친구들한테 얘기하고 싶었는데...
사과가 크게 아쉬워했다. 그때 심쿵이가 큰소리로 말했다.
심쿵)
언니! 엄마가 요정인 거는 비밀이라고 했잖아. 아빠한테도 말하면
안 된다고!
아빠! 아무것도 못 들었지? 요정이야기는 아빠는 알면 안 돼. 그래서 난 안 말할 거야. 아빠도 듣지 마~
사과의 두 눈이 세차게 흔들렸다.
사과)
야
!
그런 말하면 안 돼. 아빠 눈치채면 어쩌려고!
심쿵)
나
아무 말도
안 했어. 아빠
,
내가 요정이야기는 안 했지?
그러자 사과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 말았다.
아무래도 심쿵이 때문에
금방
들키고 말 거라고.
엄마가 다시 요정이 되어 떠날까 봐 걱정된다고.
| 걱정 마. 안 들키면 제일 좋지만 혹시 들키더라도 방법은 있어. 둘이서 손을 꼭 잡고 엄마를 데려가지 말라고 진심으로 기도하면 돼
.
엄마를
진짜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주면 엄마는 영원히 사람이 될 수 있어.
사과)
진짜지?
그런데
만약 우리가 엄마옆에 없을 때 들키면?
그래서 날개가 자라난걸 우리가
모르면
어쩌지?
난 전화도 없는데 어떡해?
| 음.....
(
아... 거기까진 미처 생각을...)
그럴 일은 없을 거야. 심쿵이도 약속 잘 지킬 거야.
그래도
안되면 엄마가 기도할게. 내 새끼들이랑 계속 같이 살고 싶다고.....
그리고
이제 요정이야기는 그만하자. 말을 많이 할수록 다른 사람이 들을 기회가 많아져.
(진짜 그만하자. 얘들아 엄마 좀 살려줘ㅋㅋㅋ)
가끔은
나의
장난기에 나도 감당이
안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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