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과 겨울을 바꿨다

12월. 겨울의 기록

by 달달혬

아침에 눈을 비비며 일어나

흐릿했던 정신을 가다듬어본다.

창밖을 보니 짙은 남색하늘에 빨갛게 일렁이며 해가 떠오른다.


아이가 말한다 "달님은 코자러가요. 해님안녕!"

아침의 시작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겨울은 춥다는 생각 외에는 좋다 생각한 적이 없었다.

그날은 아주 추운 1월이었다. 차가운 바닥의 병실에서 마주한 따뜻하고 말캉거리던 아이를 만났던 순간만큼 따뜻한 순간이 없다. 처음으로 느낀 따뜻한 겨울이었다.


태양이 하늘을 물들이듯 이제 내 겨울은 아이로 가득 찼다.

빨간 단풍나무 위로 눈이 내렸다. 낯선 풍경의 겨울이다.

내가 그려오던 앙상한 나뭇가지 위에 눈과는 사뭇 다르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오는 것이 아닌 가을 위로 겨울이 왔다.


나는 내 건강과 너를 바꿨다.

다리에 혈전이 가득 차 입원을 했던 날 나는 고통에 몸부림치다 네가 사라지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내 심장소리를 듣고 그 생각을 후회했다.

이렇게나 잘 버텨준 작은 생명을 나는 내 모든 걸 걸고 지키기로 했다.

사는 게 힘든 날은 작지만 명확하게 뛰던 심장소리를 생각한다.

당장의 즐거움에 취해, 봄날 같던 시간들을 주섬주섬 주머니에 넣고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기꺼이 겨울을 맞이했다.


더 이상 겨울은 춥지 않다.

다음 봄은 무슨 일이 있을까 설레는 마음을 품고 다음 봄을 기다리는 겨울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금은 일어나기 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