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스며드는, 작지만 포근한 식당.
현우는 먼저 와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
이람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현우는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생각보다 일찍 왔네?”
“…너무 늦으면 안 될 것 같아서…”
평소와 다르지 않은 단정한 셔츠 차림.
하지만 이람은 왠지 모르게, 오늘의 현우가 더 멋져 보였다.
이람은 자리에 앉으며 살짝 숨을 골랐다.
짧은 인사 뒤, 잠시 후 식사가 시작됐다.
현우는 무심한 듯 반찬을 챙기고,
이람의 앞접시에 매운 반찬을 살짝 덜어주었다.
“이거 너 좋아할 줄 알았어. 매운 거 잘 먹잖아?”
현우는 웃음기 없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걸 어떻게 알아?”
“조별 과제 하면서 봤지.
편의점에서 매운 라면 두 번이나 샀잖아.”
이람은 그 말을 듣고 웃음이 나왔다.
‘그런 사소한 것까지… 기억하다니..’
가슴 한켠이 따뜻해졌다.
"…현우야.”
그가 고개를 들었다.
이람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날 발표… 정말 고마웠어.
내가 실수해서 미안했고,
혹시 너 얼굴 기억하고 교수님한테…
도강한 거 들킬까봐 걱정돼서...”
“이람아.”
현우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부드러웠고,
단단했다.
“넌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어.
그리고… ppt 준비도 완벽했어.
누구보다 잘했어.”
“……”
“실수는 누구나 하는 거야.
아무 일 없을 거야.
그러니까, 이제 그만 미안해해도 돼.”
그 말에 이람의 눈가가 따뜻하게 물들었다.
그는 단순히 멋진 외모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줄 알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
처음엔 그저 외모에 반한 거였는데..
이람은 그저 겉모습만 보고 좋아했던 자신이 부끄러우면서도,
그 겉모습보다 더 속이 단단하고 멋진 현우에게
더 깊이 빠지고 있음을 또렷이 깨달았다.
필름의 끝에는 언제나 네가 있었다. [필.끝.너]
- 달이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