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람과 현우가 캠퍼스에 함께 들어서는 순간,
주변에서 속삭임이 들렸다.
“저 둘... 사귀나 봐? 손잡고 있어!”
”와, 대박. 쟤 누구랑 사귈지 궁금했는데 저런 쪼그만 애랑 사귀네”
이람은 순간 부끄러워 손을 살짝 놓을까 고민했지만, 현우가 조용히 손을 더 꼭 잡아주었다.
“신경 쓰지 마. 지금 이 순간만 생각하자.”
현우의 말에 이람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둘은 수업 가는 길에 벤치에 잠시 앉아 현우가 가져온 카메라로 함께 사진을 찍고,
현우가 이람의 사진을 몇 장 더 찍어주었다.
그리고 나란히 앉아 음료수도 나눠 마셨다.
그러던 중, 현우가 지갑에서 조심스럽게 낡은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사진을 바라보던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 사진… 내가 처음 카메라를 들고 나갔던 날 찍은 거야. 그날 너 사진을 정말 많이 찍었는데…”
현우는 씁쓸한 듯 웃었다.
“바보같이 필름 꺼내다 빛이 들어가서, 딱 한 장만 건졌었어.
그래서 그날 이후, 이 사진만 보면서… 너를 그리워했어.”
이람은 얼굴을 붉히며 작게 말했다.
“...고마워.”
그 말 안에는 미안함도, 그리움도, 마음 깊은 곳의 찌르르한 울림도 함께 담겨 있었다.
현우는 그런 이람을 지켜보다가 못 참겠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한편, 멀지 않은 교정 반대편.
서준과 보미는 수업을 마치고 나오다 마주쳤다.
“야 이서준, 너 나 쫓아다니냐?”
보미가 가방을 정리하며 투덜댔다.
서준은 아무렇지 않게 보미의 가방 끈이 어깨에서 흘러내리는 걸 툭툭 올려주며 말했다.
“뭔 소리야. 너 교양 옆 교실이 내 교양 수업이거든?
너 너가 대단히 예쁘고 인기 많다고 착각하나본데 그 정도 아니야”
그 소리에 보미가 발끈해서 소리쳤다.
“나 인기 많거든! 대학 들어와서 사귀자고 고백 한 애들만 한 트럭이야!”
서준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아~그러셔. 애들이 눈이 삐었나보네. 예쁜지 모르겠는데.”
보미는 눈을 흘기며 서준의 등을 팡 치며 말했다.
“너만 그러지 너만! 짜증나 너!”
둘은 그런 식으로 서로에게 툭툭 말을 던졌지만, 서로에게 시선이 머무는건 숨길 수 없었다.
겉으로는 끝까지 허세를 부리며 입밖으로 끝까지 툴툴 거리기만 하면서도,
서로가 공강인지 묻고
슬며시 발을 맞춰 카페로 향하는 두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