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대접하는 밥상

by 달리아

맛있는 음식은 살아있다는 감각을 깨워준다. 비가 종종 내리는 날씨 쇠에서 오랜만에 야채스프를 끓이고, 잡곡빵에 연어샐러드에 후무스와 양배추피클로 점심을 차렸다. 엄마, 딸, 며느리, 아내, 강사 등 여러 역할들 속에서 균형을 맞추며 살아가는 나 자신을 위한 밥상이다.


샐러리, 파슬리, 토마토, 당근, 양상추, 렌틸콩, 병아리콩, 올리브, 연어...여러 재료들의 색과 향이 충만한 행복감을 준다. 샐러리와 파슬리는 허브 중에서도 건강에 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만큼 효능이 많다고 하셨던 강사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마트에서 사는 채소와 숲밭의 채소는 그 맛과 향이 많이 다르다. 땅의 기운을 가득 품은 숲밭의 허브들에는 뭔가 농축된 듯한 진한 맛과 향이 느껴진다.


허브와 함께 밥상을 차리니 나른하고 피곤한 봄날의 오후를 깨워주는 생명력이 가득하다. 예쁜 접시와 그릇에 환한 테이블 매트까지 깔고 나니, 제대로 대접받는 느낌이 든다.


나보다 남에게 더 마음을 두던 시절엔 자주 아팠고, 자주 흔들렸다. 무게 중심을 내 안에 두고서야 더 건강하고 조화롭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내 자신에게 소홀하지 않고,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며 잘 대접하는 마음과 행동은 결국 다른 존재들을 대하는 태도가 된다. 나를 돌보고 사랑하는 습관은 곧 너를 사랑하는 힘이 된다. 내 안에 뿌리가 깊이 내려갈 수록, 가지는 더 멀리 뻗어간다.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며,

오랜 잠에서 깬 듯, 크게 기지개를 켜며,

나의 숨을, 나의 몸을, 나의 마음을 느껴본다.


세상에 하나 뿐인 고유하고도 소중한 생명에 감사하며,

새로운 봄날의 고운 빛을 모아 이어진 모든 생명들을 위해 기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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